문인화

[스크랩] 문봉선교수의 사군자

회기로 2012. 8. 19. 18:56

21세기 사군자는… 한국화가 문봉선의 ,,,

문봉선(文鳳宣)  1961년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교수

 

 

한국인에게 사군자만큼 우리 삶 속으로 들어와 사랑받는 화목(畵目)도 없을 것이다.

아마도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안에 인간이 추구해야 할 정신이 스며있기 때문일 것이다.

눈 속에 핀 매화, 선비처럼 고결한 난초,

가을 찬 이슬 속에서 붉은 빛을 더하는 국화,

바람에 휘어져도 부러지지 않은 풍죽의 절개는 자연과 더불어 소신 있게 살고자 한

동양인 그리고 한국인의 심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비록 현대인의 삶은 자연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은은한 매화 향기를 사랑하고,

정성스레 난을 가꾸며, 국화를 옆에 두길 즐기고,

대나무 숲을 동경하는 마음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집집마다 걸린 사군자 그림이 이러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확인시켜 준다.

그럼에도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네 가지 화목을 보며

그 속에 담긴 깊은 뜻을 되새기고 자신을 돌아보는 일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동양화를 전공하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은 사군자를 기법에 매몰된 진부하고 고루한 화목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사군자 과목을 한 학기의 통과의례쯤으로 가볍게 생각하고

심도 있는 공부를 시도조차 하지 않기도 한다.

이에 한국 화가이자 교수이기도 한 문봉선 선생은 사군자 작업을 통해

중국과 일본과는 다른 우리 사군자의 독창성을 학생들이 주목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

옛 화보를 답습하거나 기법에 얽매이지 않고 대상에 대한 정확한 사생을 통해

새로운 사군자를 그리고자 애쓴 것도 이런 취지에서였다.

 

 


 

 문봉선 선생은 15년간 우리나라 곳곳을 돌아다니며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의 정확한 모습을 화첩에 사생했다.

매화는 전남 승주 선암사의 고매와 섬진강변 매원의 매화를,

난초는 안면도와 제주도 등에서 사생한 난을 실제 자연 속에 모습에 충실하게 표현했다.

국화는 민가에서 주로 사생한 것을 그렸으며

대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시누대와 구례,

하동 섬진강변의 왕대 두 종류로 나눠 그렸다.

 

 

 

            전통을 계승하여 시대에 맞는 사군자를 재창조해내고자 한

문봉선의 그림들은 새로운 사군자 형식을 보여준다.

〈매화〉는 우리 고유의 한지인 닥지 위에 붉은 아크릴 물감으로

꽃을 그려 참신한 느낌을 준다.

〈난초〉의 경우 직접 사생한 난을 바탕으로 생생한 난잎과

실제 자연속의 꽃을 표현해 옛 그림의 것과 다른 신선함이 엿보인다.

〈국화〉에서는 농담만으로 잎을 그리고 담채로 꽃을 그린 다음

먹색으로 잎을 표현하는 옛 기법도 함께 시도하고 있다.

〈대나무〉에서는 가는 줄기와 크고 긴 잎에서 단순미를 나타내고자 했다.

이와 함께 전통의 사군자와 달리 화제(畵題)를 거의 쓰지 않았다.

화제의 의미보다는 매ㆍ란ㆍ국ㆍ죽 자체의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느껴지는

기운과 조형미에 더 관심을 두었기 때문이다.

 

 


출처 : 풍경스케치
글쓴이 : 小雲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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