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할아버지 /오 다솜
향상 나는 운동을 하곤 걸어온다.
물론 셔틀버스가 있지만, 그 버스를 이용 안한다.
그래서 걸어오다 보면 큰 대형상점을 거쳐오게 되는데.
향상 그 상점 모퉁이에 하얀 수염을 정갈하게 기르시고 한복을
입으신 할아버지가 뭔가를 열심히 짜고 계신다.
너무나 그 광경이 인상적이기도 하고 그 땡볕에 계시는 것이
안쓰러워 나는 오늘은 큰 마음 을 먹고 다가가서 여쭈어 보았다.
"할아버지 이거 파시거예요"?
하고 물었더니 할아버지는 나를 빙글레 처다보시며 "그래 이거 파는 거라우 "
왜? 샥씨사려고? 그렇게 물어보시는데 나는 거절도 못하고
네,하고 대답을 하고 말았다 .
사실은 주머니엔 동전 몇 잎빡에 없다는 생각도 못하고
아침을 요플레만 먹고 오기 때문에 한 시간 물에서 운동하면
내 눈에는 온통 먹거라리 밖에 들어오지 않아 사먹고 싶은
유혹을 배제하려고 돈을 가지고 다니질 않는다.
그런데 바구니를 수공예로 짜 신게 너무도 예뻤다.
짚신. 바구니 . 소품 . 지게 .가방 등등...
그 바구니중에 큰 바구니는 5.000원을 달라고 하셨다.
그런데 그 바구니 색깔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자주색이라
할아버지에게 "이 보라색으로 짜주시면 안되나요"?
그랬더니 할아버지는 주문 하라고 하시며 내가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데 이 돈을 선불 받은걸 기억할수 있을련지
몰라 하시는데 나는 순간 망설이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나는 할아버지가 기억을 못하신다면 "시원한 팥빙수 한대접
사드렸다고 생각하지뭐" 그러한 생각으로 나는 동전을 다 털어서
2.000원을 선금으로 드렸다.
할아버지는 나에게 일주일 있다 찾아가라고 하셨다.
그리하여 일주일 만에 그 자리에 가 보니 할아버지는 나오질 않으셨다.
"어디 편찮으신 것은 아닐까"?
아니면 할아버지가 기억을 못하시는건 아닐까? 그런데 날씨는
계속 꾸물럭 거리고 비가 않오는 날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랫만에 날씨가 여름날씨 처럼 덥고
햇살이 쨍쨍 내리쪼였다. 나는 그날도 할아버지 걱정을 하면서
아!!!! 그런데 할아버지가 계신 거였다. 나는 너무나 기뻐서
할아버지한테 물었다 할아버지 저를 기억하세요?
그랬더니 할아버지 아니 샥씨는 "왜 나오질 안았나"?
내가 얼마나 걱정을 하고 기다렸는데 반갑군 이리 만나니 ...
사실은 서로가 날씨 때문에 엇갈린 거였습니다.
돈 2.000원을 잃어버리는
것보다 나는 할아버지한테 신뢰를 잃고 실망한다는 사실이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영덕 할아버지 건강하세요. 그리고 저는 한올 한올 을 엮어서
만들어 주신 보구니를 지금도 반짓그릇 으로
쓰면서 할아버지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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