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재를 넘으니 고개 아래로 드넓은 고랭지 채소밭이 펼쳐져 있다.
구비구비 굽은 길을 내려 가노라니 나무사이로 아름다운 전원마을이 눈을 번쩍 뜨게 한다.
주택의 숫자는 많지 않지만 각기 깔끔하게 지어진 전원주택들이 주변 자연환경과 어울려
그림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마치 알프스 산속의 마을 처럼...
행정구역은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운교리 '먹골마을'.
하늘아래 첫동네로 알려진 평창, 그 옛날 여우가 출몰하던 산골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마을 풍경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와 바쁜 발길을 붙잡는다.
사진을 찍느라 일행들과의 간격이 벌어진 터에 지름길을 마다하고 관동대로 원 코스인 여우재길을
고집함에 따라 보행 경로가 길어져서 본진과의 거리는 더욱 벌어 졌다.
하지만 이 멋진 풍경을 어찌 그냥 지나치랴.
조급한 마음을 가라 앉히며 서둘러 몇장 담아 보았다.
손가락 한번 눌러 주시면
운교리 먹골마을
다시 42번국도(서동로)로 나왔다.
길가에 서있는 표지판(위)을 보니 지금 지나온 마을 이름이 '먹골'이다.
42번국도 북측에도 새로 조성된 전원마을이 눈에 들어 온다.
역사의 길 관동대로 옛길을 따라 울진 평해를 출발, 서울 동대문까지 천리길을 걷고 있다.
관동지방 (關東地方) 은 태백산 일대의 현재 강원도 지방 전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 지역은 본래
예맥땅이었으나, 삼국시대에 고구려 영토로 귀속되었고 통일신라 이후에는 9주5소경(九州五小京)의
편제로 오늘날 영동지방에는 명주(溟州), 영서지방에는 삭주(朔州)를 각각 설치하였다.
고려 성종 때 전국을 10도로 편성하면서 관내도(關內道:서울·경기도)의 동쪽 지역에 있는 땅이라 하여
관동(關東)이라 명명하고 도급행정단위가 되었다.(현재 경북에 속한 울진군은 과거 강원도에 속했음)
태백산맥을 경계로 동쪽은 영동지방, 서쪽은 영서지방으로 구분하여 대관령의 동쪽인 영동지방만을
관동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명승지인 관동팔경이 모두 영동지방에 있는 것과도 관련된다.
요컨데 '관동대로'는 서울에서 관동지방에 이르는 옛길을 뜻하며 '관도별곡'을 지은 송강 정철,
율곡 이이의 어머니 신사임당 등이 오가던 역사의 길이다.
'(사)우리땅 걷기' 대표 신정일선생에 의하면 조선시대 서울에서 우리나라 각 지역에 이르던 옛길은
9대로였으며 그중 관동대로가 <동국여지비고>제 2권에 9대로 중의 제 3로로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서북으로 의주에 가는 것이 제 1로가 된다. 홍제원과 양철평(梁鐵坪)을 경유한다.
동북으로 경흥부 서수라진(西水羅津)에 가는 것이 제 2로다. 흥인문과 수유사(水踰峙)를 경유한다.
동으로 평해군(平海郡)에 가는 것이 제 3로가 된다. 흥인문과 중량포(中梁浦)를 경유한다.
동남으로 동래부, 부산진으로 가는 것이 제 4로가 된다. 숭례문과 한강진을 경유한다.
남으로 고성현(固城縣)과 통제사영에 가는 것이 제 5, 6로가 된다.
두 길로 나뉘는데, 한강진을 경유하는 것이 제 5로, 노량진을 경유하는 것이 제 6로가 된다.
남으로 노량진을 경유하여 제주로 가는 것은 제 7로가 된다.
서남으로 보령현(保寧縣)수군절도사영에 가는 것이 제 8로가 된다. 노량진을 경유한다.
서쪽으로 강화부로 가는 것이 제 9로가 된다. 양화진(楊花津)을 경유한다. "
한편 '대동지지'에는 '동남지평해삼대로'라고 표기되었고 문경옛길박물관의 지도에도 '평해대로'라고
표기되어 있으며 거리도370km(920리), 392km(980리) 등 자료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략 '천리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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