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사육신묘(死六臣墓), 직접 가 보면 사칠신묘(死七臣墓)...
1392년 고려를 멸망시키고 건국한 조선왕조.
지구상의 어떤 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조선왕조도 권력투쟁에 관한 한은 예외가 아니다..
건국 초기의 1차, 2차 왕자의 난...
그리고 태종과 세종의 안정기를 거치지만 세종의 장남인 문종이 일찍 붕어하자
동생인 수양대군(나중의 세조)과 그 추종세력은 계유정난을 일으켜 왕위를 찬탈하고 만다.
노산군으로 강등된 조카 단종의 영월 청령포에서의 귀양 끝의 타살.
연산조에서 명종에 이르는 시대의 사림과 훈구의 권력투쟁이었던 무오, 갑자, 기묘사화.
그리고 외척간의 투쟁인 을사사화.
그리고는 동인 서인, 노론 서론, 남인 북인, 청남 탁남, 소북 대북으로 나뭇가지가 나뉘어지듯
당파가 나뉘어져서 수백 년을 피터지게 싸운 것은 권력을 향한 집착의 결과이다.
공존을 모르고 승패에만 집착했던 세월들...
조선의 비극은 여기에 있다.
아니 오늘에도 그 흔적은 남아 있다.
권력투쟁은 일단은 승자를 충신으로, 패자를 역적으로 만든다.
그러나 시대가 지남에 따라 그 충(忠)과 역(逆)이 뒤바뀌는 경우도 허다하다.
세조의 왕위 찬탈을 반대하여 구왕인 단종을 다시 옹립하려했던 신하들,
그러다가 발각되어 잡혀죽임을 당하는 여섯 신하들은 당대의 역적이었으나
역사는 그들을 만고의 충신으로 숭배하도록 하고 있다.
죽음으로써 봉건시대의 의(義)인 충을 실현한 여섯 신하들.
그들을 우리는 사육신이라고 부른다.
(사육신 공원에서...)
(사육신공원의 홍살문...)
그런데 어찌 된 일일까?
노량진의 자그만 언덕위에 자리잡은 사육신묘에는 무덤이 일곱 기가 있다.
언젠가부터 일간지의 하단 전체에 걸친 광고가 실리는 것을 본다.
바로 사육신의 지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인데
누가, 어떤 연유가 있길래 막대한 광고료를 써 가면서 싣는 것일까?
위의 안내문에 그 힌트가 있다.
학교에서 배웠던 것을 돌이켜보면 사육신은 위의 안내판에 써 있는 일곱사람중에 제일 마지막에 적혀 있는
김문기를 뺀 박팽년, 성삼문, 유응부, 이개, 하위지, 유성원 여섯 사람 이었다.
이는 세조의 왕위찬탈을 반대하여 초야에 묻혀버린 생육신중의 한 사람인 추강 남효온이 쓴 육신전(六臣傳)에 근거한 것이다.
그런데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조 2년 6월 병오일 조에 단종복위운동을 이유로 처형당하거나
자결한 주모자 육신(六臣)의 이름 중에 유응부 대신 김문기의 이름이 올라 있다.
이를 근거로 1978년 국사편찬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김문기를 사육신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기존의 사육신을 옹호하여 김문기를 사육신에서 제외하자는 사육신수호회와
김문기야말로 진짜 사육신이라는 김령 김씨간의 논쟁이 신문의 광고면을 통한 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사육신 공원에는 어쨌든 일곱 분의 충신의 무덤이 있다.
네 기는 원래부터 여기 있었다고 하고 나머지 세 기는 나중에 만든 가묘라고 한다.
지금 있는 대로의 사육신묘를 둘러 봄이 어떠한가?
아직은 좀 쌀쌀한 기운이 감돌지만 곧 싹이 돋고 움이 트면
푸른 충신들의 기운이 이 공원을 감싸 돌지 않겠는가?
(불이문 : 사당인 의절사로 통하는 문이다.)
(의절사)
사육신의 묘소는 의절사의 오른 쪽 뒤로 나 있는 이 문을 나서면 만난다.
옥향나무 사이의 계단을 오르면 사육신의 묘소로 오르게 된다.
그러나 사진은 편의상 왼(서) 쪽 끝에서 부터 올린다.
(하위지의 묘)
고등학교 친구 하명진이는 자기의 조상이라 했다.
(성삼문의 묘)
(류성원의 묘 )
(이개의 묘)
(박팽년의 묘)
(유응부의 묘)
(김문기의 묘)
(오른(동) 쪽 끝에서 본 사육신 묘역...)
사육신 공원에서 조망해 본 한강 방면...
육삼 빌딩, 여의도, 마포, 멀리 서강...
그리고 한강 철교,
새로 들어선 아파트들이 시야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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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맞은 편의 건물 유리에 반사된 사육신 공원...
앙상한 나무들이 아직은 봄이 멀게 느껴진다.
공원을 나오면서 찍은 표지판, 그리고 그 아래...옛 흔적을 이렇게 남겨 놓았다. 사충서원터...
왕조시대의 비극...
불사이군이 충성의 다른 표현이었던 시대.
불사이군을 신념으로 가진 한은 목숨까지도 바쳐가며 그 신념을 지켰던 이들이
이 사육신묘에 누워 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이 시대의 삶들을 내려다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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