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교실

국화옆에서

회기로 2017. 11. 10. 10:32

국화 옆에서

 

                                 미당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림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혀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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