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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구문소 - 자연 현상과 전설과... - 태백기행 4

회기로 2009. 7. 15. 21:17

 

구문소 - 자연 현상과 전설과... - 태백기행 4.

 

구문소(求門沼)...

 

 

봉화 쪽에서 태백으로 들어가는 길목의 구문소는 일단 보는 순간 압도를 당할 만한 위용을 자랑한다.

길을 턱하니 가로막은, 수직으로 치솟은 검은 석벽.

그리고 그 아래의 검은 빛깔의 소(沼)는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겨울이라고는 해도 낮에는 겨울답지 않게 따뜻한 날이었지만 

그 검은 빛깔의 구문소는 사람을 오싹하게 하는 그 무엇이 뿜어져 나왔다.

아마도 검은 암벽의 빛깔이 깊은 소에 비치어 그 검음을 더욱 짙게한 것이 이유가 아닌가 한다.

 

 

 

 

 

 

  

구문소(求門沼) 라는 이름이 구멍의 고어인 구무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것이 정설인 것 같다.

그런데 태백 태생인 모씨에게서 다른 이야기를 들은 게 있다.

어릴 때 꺼먹소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검다고 해서 그랬을 것이라는 것이다.

검은소--> 구문소로 바뀌었다는 이야기인데 그 말도 일단은 수긍이 가는 이야기이다.

 

어쨌든 구문소가 주는 인상은 두가지이다.

검다는 것과 자연현상과 전설과의 어우러짐이다. 

검다는 것에 대해서는 더 언급할 것이 없을 것 같고...

 

그러면 자연현상과 전설과의 어우러짐을 보자.

전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어떤 경우나 일련의 과장법으로 시작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자연현상이나 사실이 과장이 되고, 과장이 상상을 더하고, 그 상상이 다시 과장이 되고, 덧붙이고...

그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애시당초의 사실은 간 곳없고 과장과 상상만 남아 전설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세대를 거쳐오면서  새로운 과장과 상상이 더욱 더 보태어져서 전설은 사실처럼

구전되어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구문소는 여러가지의 전설이 얽혀 있다고 한다.

사실은 하나일텐데...

우선 사실을 먼저 이야기해놓고 전설들을 보기로 하자.

사실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낭만이고 신비고 다 없어지고 무슨 재미가 있냐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그 재미를 없애고자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알아 주시길 바란다.

 

구문소 생성의 사실은 이렇다.

황지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골짜기마다 흘러 내리는 물을 더하고 합쳐서 

어느 정도 하천이라고 할 수 있는 규모로 커진다.

그리고 그것이 지형상으로 좁아지는 곳이 이른다.

베르누이의 정리를 원용해서 해석하면 좁아진 하천은 유속이 빠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높낮이의 격차가 커지는 곳이니 그 물살의 힘은 상당히 커지는 것이다. 

빠른 속력으로 장구한 기간에 걸쳐 부딪쳐오는 물에 의해서 암벽은 점점 파이고 파여서 구멍이 났다.

그리고 그 구멍을 통해서 낙하하는 물에 의해서 소가 깊이 파인 곳, 그것이 바로 이 구문소이다.

 

그러나 전설은 이 밋밋한 진실을 재미있게 해준다.

적어도 이 전설들을 만들고, 전한 사람들은 단순히 후손들을 재미있게만 해주려고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시의 지식으로 알기 어려운 사실이라서 다른 현상으로 설명을 구하려고 했을 수도 있고,

교훈적인 이야기를 가미해서 권선징악을 교훈하고자 했을 수도 있다.

또는 당 시대의 권위있는 어른의 말이-그것이 옳건 그르건- 그대로 받아들여져서 전설로 남았을 수도 있다.

 

구문소에는 세 가지 정도의 전설이 얽혀져 있다.

첫째가, 홍수에 상류인 싸리밭골에서 흘러 내려온 큰 싸리나무가 구멍을 뚫었다는 것.

둘째는, 치산치수를 잘 해서 성군중의 한 사람으로 받들여지는 중국 고대 하나라의 우(禹)임금이 황지,장성쪽의

           홍수를 해결해주려고 이 동방의 태백에까지 와서 칼로 석벽을 찔러서 구멍을 내었다는 것.

셋째는, 석벽을 사이에 둔 백룡과 청룡의 세력 다툼 끝에 상류의 백룡이 꾀를 내어 암벽에 구멍을 내어

           청룡을 제압하고 승천했다는 것이다.

 

후세의 사람들은 이 전설들을 사실처럼 생각했던지 둘째, 셋째의 전설에는 증거물들을 만들어 놓았다.

둘째 전설의 증거물은 바로 아래의 두 사진이다.

석벽 상류쪽에 만들어 놓은 황지천의 지배자였던 백룡이다. 

 

 

그리고 셋째 전설 - 황지, 장성을 홍수로부터 구해준 하우씨(= 하나라의 우임금)를 기념하기 위하여 후대에 누군가가

새겨놓은 우혈모기(禹穴?奇 : '우임금이 구멍을 뚫어 (홍수를) 정리하니 기이하구나.' 정도의 뜻일 듯...

혹시 바른 번역이 있으시면 알려 주시압.)라는 글이 자동차 도로로 뚫어 놓은 굴 위에 새겨져 있다.

 

 

 

이제 까지의 사진들이 하류인 철암 쪽에서 본 것이라면

석벽을 사이에 둔 상류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석벽의 꼭대기에는 정자가 세워져 있다...

 

 

 

 

그리고 다시 구문소 주차장, 버스정류소...

 

구문소... 전설이 어려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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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옛정자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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