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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보령시 개화예술공원내 시비들

회기로 2009. 7. 18. 11:22

 보령시 개화예술공원내 시비공원

 

보령시 성주면 개화리에는 '개화예술공원'이 있는데 이곳은 앞으로 2년내

세계 최대의 조각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란다. 이곳에는 또 모산조형미술관, 비림공원,

육필시 공원, 화인음악당, 허브랜드, 민물고기관, 곤충관, 허브찜질방 등이 있어

영인은 물론 가족단위로 와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테마공원이다.

 

여기서는 많은 시비들 중 몇 점만 소개하고자 한다.

 

 

 나그네 /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갈대는 배후가 없다/ 임영조

청량한 가을볕에
피를 말린다
소슬한 바람으로
살을 말린다

비천한 습지에 뿌리를 박고
푸른 날을 세우고 가슴 설레던
고뇌와 욕정과 분노에 떨던
젊은 날의 속된 꿈을 말린다
비로소 철이 들어 선문(禪門)에 들듯
젖은 몸을 말리고 속을 비운다

말리면 말린 만큼 편하고
비우면 비운 만큼 선명해지는
홀가분한 존재의 가벼움

성성한 백발이 더욱 빛나는
저 꼿꼿한 노후(老後)여!

 

 

 논개 / 변영노

거룩한 분노는
종교 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 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 보다도 더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 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 맞추었네

아! 강낭콩 꽃 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 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 길이 푸르러니
그대의 꽃 같은 혼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 꽃보다 더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 보다도 더 붉은
그마음 흘러라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을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고풍/신석초
                     

분홍색 회장저고리
  남 끝동 자주 고름
  긴 치맛자락을
  살며시 치켜들고
  치마 밑으로 하얀
  외씨버선이 고와라.


  멋들어진 어여머리
  화관 몽두리
  화관 족두리에
  황금 용잠 고와라.


  은은한 장지 그리메
  새 치장 하고 다소곳이
  아침 난간에 섰다.

 

 

 서시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국화 옆에서/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출처 : 반석 같은 친구
글쓴이 : 푸른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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