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는 전희, 삽입, 후희로 나뉘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구성이 필요한 것. 하지만 신체 사이클이 다른 남성과 여성이 동시에 오르가슴에 이르기는 어려운 일이다. 남성은 삽입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여성은 전희의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꽃다발에서 저녁식사까지 전희의 개념을 확대시킨다면 그녀의 오르가슴은 시간문제. 그 어떤 성흥분제보다도 아내를 달아오르게 할 테크닉은 따로 있다.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져 있을 거야" 생뗵쥐베리의 <어린 왕자>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런 감성이 동화적인 것이라고만 볼 순 없을 것이다. 무덤덤한 저녁시간을 보내다가 밤시간이 되어 다짜고짜로 섹스하자 말하는 것보다는 약속시간을 두자는 의미이다. 성 심리학자인 루스 박사는 전희 개념을 확대시켜야 한다는 이론을 제시한 적이 있는데, 특히 여성들은 남성과 달리 충동적인 것보다는 미리 계획된 섹스를 더 선호한다고 한다. 달력에 동그라미를 치거나 특별한 날을 기다리면서 이미 여성에게는 확대된 개념의 전희가 시작 된 것으로 본다는 의미이다.
섹스를 하기로 한 날 미리 아내에게 꽃 한 송이를 선물한다면, 꽃이 일찍 도착한 만큼 아내는 더 일찍 흥분하기 시작할 것이다. 전희를 더 길게 연장하고 싶다면 조용한 식당에서 낭만적인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꼭 값비싼 레스토랑에 서 저녁을 먹어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서로 두 사람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낭만적인 저녁이 될 수 있다. 저녁식사가 아니라도, 아이들을 미리 재운 후에 발코니에서 나누는 낭만적인 와인 한잔도 멋진 전희가 된다. 서로에게만 초점을 맞춘 채 잠시라도 함께 보낸다는 그 친밀함 때문에 낭만적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하고 만지고 서로의 눈을 들여다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 술이나 음식을 너무 많이 먹는 것은 그 다음의 섹스를 고려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낭만적인 외출 후, 일단 집에 돌아온 다음에는 어색한 몸짓이나 말이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상대방의 몸을 만질 수 있다. 굳이 섹스를 할 작정으로 양치질이나 샤워를 서둘러 한다는 느낌도 피할 수 있다. 이런 식의 침실 밖 전희를 연장하기 위해 또 하나 좋은 방법은 욕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인데 따뜻한 물을 틀어 놓고 함께 몸을 담근 채 거품 목욕을 하는 것은 긴장을 풀고 서로에게만 집중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특히 밤에는 욕실 안에 작은 무드조명이나 촛불 두 세 개 만으로 물 빛이 은은히 흐르게 하자. 꽃다발, 저녁식사, 섹시한 목욕에 이은 리드미컬한 클리토리스의 자극과 부드러운 펠라치오. 이렇게 전희를 연장시키는 주요 목적은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도록 준비하는데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만일 여성이 충분히 전희에 만족했다면, 즉 오르가슴을 느낄 만큼 자극되었다고 느꼈다면 그 시점을 상대에게 알려야 한다. 입으로든 몸으로든 그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둘만의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