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가을 문학기행
“5백년 전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뜨거운 열기 내리퍼붓던 이 여름도 막바지 길목에선
저 스스로가 몸을 식히려는 듯, 서늘한 바람에 서서히 열기 풀어냅니다
지친 몸과 마음은 휴식을 그리워합니다. 그 휴식 속에 아름답고 시원한 누각과 정자,
죽향이 있고 원림의 문화가 숨 쉬는 곳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우리의 삶과 별개일 수 없는 탯줄과도 같은 옛 흔적이 있는 곳, 과거와 현재가 현존하며,
국문학도로서의 자존감과 위상을 높이고, 심오한 호혜적 자연관을 만끽할 수 있는
전남 담양의 가사 문학관으로 떠납니다.
담양의 대표적인 누정은 면앙정, 송강정, 식영정을 꼽을 수 있고
원림으로는 소쇄원과 명옥헌, 독수정을 들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삼지천 마을(슬로우 시티), 가사문학관 등을 새로 조성해놓고
사계절 내내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습니다.
관방제림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도 빼놓을 수 없는 경관 중 하나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입니다
아름다운 가을여행, 우리 함께 떠나요
주 제 : 2010, 가을 문학기행 “5백년 전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일 시 : 2010. 10. 2(토) ~ 3(일) (1박 2일)
답사장소 : 전남 담양 일대(면앙정, 송강정, 가사문학관, 명옥헌, 식영정, 메타세쿼이아길,
삼지천 마을(슬로우 시티) 등
참가비 : 10만원(식대, 숙박비 및 여행자보험 포함)
출발지 및 시간 : 문우사랑 학습실 2일(토) 오전 7시
신청방법 : 댓글이나, 각 학년 대표에게 알림
<면앙정>
면앙정은 면앙정가의 저자인 면앙정 송순이 세운 정자로, 자신의 호를 그대로 당호로 사용하였다. 송순은 조선 중종 때 사람으로 문과에 급제하여 우참판까지 지낸 사람이다. 그러나 중종조에는 외척인 윤원형이 권세를 휘두르던 시절이어서 많은 선비들이 조정에 나가지 않고 초야에 묻혔다. 면앙정가는 이 면앙정 주변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가사라고 한다.
송순도 유배생활을 경험하고 말년에 고향인 담양에 내려와 이 면앙정이란 정자를 짓고 이곳에서 후학 양성에 힘을 쏟았다. 글을 잘 썼고 특히 시조에 뛰어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소쇄원>
담양의 소쇄원(蔬灑園)은 호남의 정자문화권이라 불리우는 담양을 대표하는 원림(苑林)으로, 1520년경에 양산보가 만들기 시작한 원림이다. 양산보는 이곳 담양이 고향으로 한양에 올라가 조광조의 문하가 되었으나, 1519년(중종 14) 11월에 기묘사화로 조광조가 능주로 유배되자 유배지로 조광조를 따라갔다가, 그해 12월 조광조가 사약을 받고 죽게 되자, 이곳 고향으로 돌아와 평생을 이곳에서 은거하고 지낸 인물이다. 양산보는 그 자신의 글이나 시조를 남기지는 않았지만 이곳 소쇄원을 만듦으로서 많은 문인들이 소쇄원에서 또는 소쇄원을 배경으로 한시와 가사를 남기게 된다.
이곳 소쇄원은 흔히 원림이라 불리는데, 원림(苑林)이란 말은 이름 그대로 정원숲이라 생각하면 된다. 일반적인 정원이 담장을 두르고 담장 안에 정원을 꾸미는 것에 비해 원림은 자연 그대로를 자신의 정원으로 끌어들이는 형태의 구조를 이르는 말이다. 일본이나 중국의 정원이 인공적인 면이 강하게 느껴진다면 우리나라의 전통 정원은 자연을 손상시키지 않고 그대로 둔 채 꾸며진다는 큰 특징이 있다. 이런 우리 정원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이곳 소쇄원이다. 소쇄원 공간 한 가운데로 작은 계곡이 그대로 흐르고, 주변의 숲도 그대로 둔 채 꼭 필요한 만큼의 손길을 가한 곳이다.
<명옥헌>
명옥헌(鳴玉軒)은 아주 담백하고 편안한 전통 정원이라 할 수 있다. 담양의 가사문화권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가장 아늑하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정원이 이 명옥헌이다. 정원은 약간 구릉진 높은 곳에 명옥헌 정자가 들어서고 그 아래 우리 전통 양식의 연못인 ‘원도 방지(圓島 方池, 둥근 섬과 방형, 즉 사각형의 연못)이 있다. 옛날부터 방형, 즉 사각형은 땅을 의미하고 원형은 하늘을 의미해서, 우리나라는 사각형의 연못 가운데에 둥근 섬을 두는 형태의 연못을 꾸몄다. 경복궁 경회루 앞의 큰 연못도 이와 같은 형태이다. 명옥헌을 만든 사람은 오명중이라는 사람으로, 그의 아버지 명곡 오희도가 세상을 떠나 살던 이곳에 정자를 짓고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명옥헌은 주변에 배롱나무와 동백 그리고 소나무들이 적당히 자리를 잡고 있는데, 여름이면 활짝 핀 배롱나무꽃으로 아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이렇듯 간략한 구조의 명옥헌이지만 찾는 사람의 마음을 한없이 편안하게 해주는 힘이 있는 곳이 이 명옥헌이다. 주변에 있는 소쇄원만한 명성을 얻지는 못하지만, 담양의 정자문화권을 돌아볼 때면 빠뜨릴 수 없는 곳이 이곳이라 할 수 있다. 또 명옥헌 입구인 후산마을 앞의 연못도 아주 운치가 있다. 연못가에 오래된 아름드리 왕버드나무들이 서 있어 멋진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송강정>
송강정(松江亭)은 조선 중기 가사문학의 거두였던 송강 정철 선생이 머무르던 정자이다. 이곳 담양은 송강 선생 부친의 고향으로 부친이 관직에 있다 유배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이곳에서 환벽당의 주인인 김윤제의 문하에 들어 공부를 했다. 후에 과거를 통해 조정에 나가 암행어사와 승지 등을 거쳐 좌의정까지 올랐다.
송강 선생은 또 가사문학에 뛰어나 유명한 훈민가,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 등의 작품을 남겼다.
이 담양의 송강정은 그리 볼거리는 없다. 계단을 따라 언덕을 오르면 송강정이 단촐하게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식영정>
가사문학관 옆의 작은 언덕 위에 세워진 정자이다. 바로 담양 가사문학의 중심이 되었던 정자이다. 이 정자는 1560년(조선 명종 15년)에 김성원이 장인인 임억령을 위해 세운 정자라고 한다. 장인을 위해 자미탄(현재 광주로 자리로 옛날 이 물길의 이름이 자미탄이었다고 합니다)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정자를 짓고 장인에게 이름 짓기를 권유하자, 임억령이 지은 이름이 식영정(息影亭)이라 한다. 식영정(息影亭)이란 이름은 그림자도 쉬어가는 정자라는 뜻이라 한다. 한시에 능했던 임억령다운 운치를 느낄 수 있다.
김성원은 식영정 아래 서하당이라는 정자를 지었는데, 아마 주로 식영정에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이 김성원은 강 건너 환벽당의 김윤제에게 학문을 배웠는데, 송강 정철 역시 김윤제의 문하로 두 사람은 동문수학한 절친한 사이라 한다. 이 일대의 옛 지명이 ‘성산’으로, 송강의 성산별곡(星山別曲)이 바로 이 일대의 정취와 김성원의 풍류에 대해 읊은 가사로 알려져 있다. 이 식영정이 가사문학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성산별곡의 무대인 것이다. 또 당시 사람들은 임억령, 김성원, 고경명, 정철 네 사람을 ‘식영정 사선(四仙)’이라 불렀는데, 이들 네 사람이 각각 성산의 경치 좋은 20곳씩을 정해 노래한 총 80수의 식영정이십영(息影亭二十詠)을 지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메타세쿼이아>
메타세쿼이아길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유명한 가로수 길이다. 담양읍에서 순창으로 가는 24번 국도가 이 길이다. 담양읍내를 벗어나면 바로 메타세쿼이야길이 나타나 담양군의 경계를 벗어날 때까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계속 이어진다. 이 길이 모두 울창한 가로수 길은 아니고 중간중간 듬성듬성 나타나기도 하고 또 울창한 숲길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 이 길의 일부가 관광지가 되었다. 24번 국도를 확장하면서 메타세쿼이아가 울창한 일부 구간을 비켜서 새로 길을 내고 이 길을 그대로 살려 놓아, 편안하게 메타세쿼이아 길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멀리서 보면 원추형의 큰 가로수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멋지고, 또 길 안으로 들어서면 하늘을 가리는 숲길이 아늑하기 그지없다.
<가사문학관>
가사문학관은 정자문화권이라 알려진 담양의 가사문학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00년에 개관한 문학관이다. 가사문학관이 들어선 남면 지곡리 부근에는 전통 정원인 소쇄원과 명옥헌, 그리고 가사문학의 산실이 되었던 환벽당, 식영정, 송강정, 면앙정 등의 정자가 모여 있다.
이 정자들에서 송순의 면앙정가가 나왔고 정철의 성산별곡이 나왔다고 한다.
이런 가사문학의 전통을 계승한다는 취지로 지어진 것이 가사문학관이다.
이 가사문학관에는 담양에서 가사를 노래했던 정철, 송순, 양산보, 김성원 등의 작품과 그 배경 그리고 당시 인쇄물 등을 볼 수 있다. 가사문학관 정원에는 보길도의 세심정을 재현해 놓은 연못이 있다.
<삼지천마을(슬로우시티)>
삼지천 마을은 우리 고유의 돌담길이 남아 있는 아늑한 마을로, 2007년 슬로우 시티로 지정된 마을이다. 이 마을은 임진왜란 때 유명한 의병장이었던 고경명의 후손들이 세운 마을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가옥으로는 고재선 가옥이 있다. 전형적인 옛 남도 부농의 고택으로 안채와 사랑채 그리고 행랑채 등이 잘 보전되어 있다. 마을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완만하게 휘어지는 돌담길이 옛 정취를 느끼게 하는 마을로 담양 여행 중에 잠시 들러볼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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