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강의]
<제14강> 이름값 한다 「백호살」
글·송은석(사주 칼럼니스트)
프롤로그
앞서 ‘괴강살’과 ‘충살’에 대해 한번 살펴보았다. 이것들은 이름만큼이나 그 작용력도 얄궂은 탓에 사주풀이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항목이다. 사주에서 사용되는 ‘살(殺)’의 종류는 매우 많다. 어림잡아도 70여개는 가볍게 넘어간다. 그러나 실제 사주풀이에서 의미 있게 사용되는 살은 10여개 정도이다. ‘괴강살’, ‘충살’ 등이 그 10여개의 대표 살들에 포함된다. 오늘은 ‘괴강살’, ‘충살’과 더불어 사주풀이에 있어 얄궂기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백호살(白虎殺)」에 대해 한번 알아보기로 하자.
참고로 <11강>부터는 진도에 따른 사주강의가 아닌 ‘쉬어가는 강의’ 형태로 몇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까닭이 있다. 필자는 사주를 볼 때마다 ‘괴강살’, ‘충살’, ‘백호살’ 등을 자주 접하게 된다. 따라서 내담자(來談者·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들에게 이에 대한 설명을 매번 수없이 반복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측면에서 진도와는 상관없이 그 내용들을 정리해보는 것이다.
호랑이에게 물려 가면 뼈도 못 찾는다
예전에 비디오테입이 성행하던 시절 테입의 첫 장면에 꼭 등장하는 공익광고 대사가 있었다. ‘호환, 마마, 전쟁보다 더 무서운 불법 비디오테입...’이라는 대사이다. 도대체 ‘호환’과 ‘마마’가 무엇이기에?
‘호환(虎患)’은 말 그대로 호랑이로 인한 근심, 고통, 재난을 말하는 것이다. ‘마마’는 천연두, 홍역 같은 돌림병, 이른바 역병을 말한다. 역병의 화가 워낙 무서운 탓에 그 병을 두려워하여 병신(病神)으로 높여 부르던 말이다. 이렇듯 옛날사람들에게 있어서 ‘호환’과 ‘마마’보다 더 무서운 존재는 없었다. ‘호환’의 경우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큰 코 다친다. 실제 자료들을 보면 놀랍게도 1900년대 초반에도 이 호환이 심각했다. 전설적인 살인 호랑이로 알려졌던 ‘참파와트’는 네팔과 인도 등지에서 무려 436명의 사람을 잡아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우리나라에만 해도 태백산 일대에는 ‘호식총(虎食塚)’이라는 돌무덤이 약 160기 정도가 있다고 한다. 호식총은 호랑이가 먹고 남은 사람의 머리와 뼈를 모아 돌무덤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돌무덤을 만든 이유가 있다.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사람들은 자신을 잡아먹은 호랑이를 위해 다른 사람을 꾀는 귀신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 귀신을 막기 위해 뼈를 수습하여 화장하고 그 위에 돌을 쌓아 귀신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여하튼 ‘호랑이에게 물려 가면 뼈도 못 찾는다’는 말처럼 ‘호환’은 인간들에게 있어서는 대단히 무서운 재앙이었던 것이다.
호환이 사주에 붙었다, 백호대살
백호살은 다른 말로 ‘백호대살(白虎大殺)’이라고도 한다. ‘괴강살’, ‘충살’과 더불어 사주에 있어 작용력이 확실하고 강력하게 나타나는 살이다. 그래서 말인데 사주에 이들 3가지 살은 없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백호살은 어떻게 생겼을까?
‘갑진(甲辰), 을미(乙未), 병술(丙戌), 정축(丁丑), 무진(戊辰), 임술(壬戌), 계축(癸丑)’
사주에 위 글자들 중 어느 하나만이라도 나타나면 일단은 백호살이 낀 사주가 된다. 하지만 사주에 위 글자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백호살이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백호살이 태어난 연(年)에 있는 경우는 거의 무시해도 좋다. 그러나 월(月)의 경우부터는 백호가 슬슬 움직이기 시작한다. 일(日)과 시(時)에 이르면 굶주린 백호가 드디어 무자비한 사냥에 나서게 된다. 다시 말해 ‘백호살’의 작용력은 ‘년<월<일=시’순으로 나타나는 셈이다.
여기서 염두에 둘 일이 있다. 바로 백호살이 다른 ‘형충살(刑沖殺)’ 등과 겹쳐 나타나는 경우다. 백호살은 단독으로 나타날 경우에는 그 작용력과 화가 적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백호로부터 공격은 받지만 물려가서 잡아먹히는 정도는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백호살’과 ‘형충살’이 겹쳐 나타나면 일단은 백호에게 물려간다고 볼 수 있다. 죽고 살고는 나중일이라고는 하나 백호에게 물려갔으니 그 화는 쉽게 짐작을 할 수 있다.
백호살의 작용력을 현대적인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교통)사고, 수술, 비명횡사, 객사, 자살, 피살, 총살, 암, 혈압 등의 큰 질병 등’
사주 내에 월, 일, 시의 자리에 백호살이 단독으로 걸려 있으면 이러한 일들이 발생은 하나 심각한 정도에 까지 이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형충살’ 등과 중첩되어 나타날 경우는 그 ‘호환’이 결코 만만하지가 않다. 그렇다면 백호살의 작용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한번 살펴보자.
백호살의 작용력
백호살의 작용력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 자리에서는 일반인들의 수준에서 쉽게 이해가 가능한 몇 가지의 경우만 예를 들어 보겠다.
▖보통의 경우 백호살이 있는 사주는 그 화가 사주의 주인 자신에게 나타난다
▖태어난 연과 월의 백호살은 자신의 부모에게 그 화가 나타난다
▖태어난 일의 백호살은 자신 또는 배우자에게 그 화가 나타난다
▖태어난 시의 백호살은 자녀들에게 그 화가 나타난다
▖백호일주(일의 자리에 백호가 붙은 경우)는 병치레가 잦고, 가족들과 일찍 이별을 하며, 자신의 명 역시 길지 않다
▖태어난 시의 백호살은 불임, 유산, 사고 등의 이유로 자녀를 얻기 힘들다. 심한 경우는 장애가 있는 자녀를 얻거나 자녀의 횡사를 경험하게 된다
▖단,,, 위에서 언급한 백호살의 작용력은 백호살이 단독으로 있을 때는 그 작용력이 약하지만 ‘형충살’ 등과 겹쳐 나타나는 경우는 그 작용력과 화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에필로그
‘백호살’은 그 이름만큼이나 무서운 흉살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사주에 백호살이 꼈다고 무조건 걱정할 일은 아니다. 사주는 사주일 뿐이다. 하늘로부터 가장 신령한 정기를 부여 받은 인간이 한갓 사주 따위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백호살의 작용력이 의심되는 사주는 매사에 신중하고 조심하는 생활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좀 더 나아간다면 ‘기도의 힘’, ‘믿음의 힘’에 의지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필자의 경우 아주 가끔씩 이지만 사주풀이가 전혀 맞지 않는 경우를 만날 때가 있다. 이때는 미련 없이 사주풀이를 포기한다. 왜냐하면 내담자 자신 또는 가족 중에 종교인이 있거나 또는 ‘기도의 힘’, ‘믿음의 힘’을 경험한 적이 있어 그 힘에 의지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사주팔자는 무의미하다. 필자는 ‘사주팔자의 굴레’도 ‘기도와 믿음의 힘’ 앞에서는 힘없이 풀어짐을 이미 확인했기 때문이다.
끝으로 두 가지만 첨언을 하고 오늘 이야기를 마치고자 한다. 첫째는 ‘출산택일’의 문제이다. 택일을 할 때 ‘괴강, 백호, 충살’ 만큼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무조건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둘째는 ‘보험’인데 백호살이 든 사람은 보험덕을 반드시 볼 수 있다. 여건이 허락하는 안에서는 미리 보험(?)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 참고로 필자는 보험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에 종사하고 있으니 오해 없기 바란다.
이상끝...
2014.8.18.
송은석(사주칼럼니스트)
'역사자료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제16강】 사주팔자 뽑는 법-2 (월주) (0) | 2015.01.25 |
---|---|
[스크랩] 【제15강】 사주팔자 뽑는 법-1 (연주) (0) | 2015.01.25 |
[스크랩] <제13강> 사주의 골칫덩이 「충살」 (0) | 2015.01.25 |
[스크랩] 18. 골 때리는 "궁합"에 대한 풍경의 견해..<2> (0) | 2015.01.24 |
[스크랩] 17. 골 때리는 " 궁합 " 에 대한 풍경의 견해.. <1> (0) | 2015.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