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강의]
【제20강】 다 네 탓이야! 원진살
글·송은석(사주 칼럼니스트)
주는 것 없이 미운 사람
가끔씩은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불쾌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있다. 인사는 고사하고 생전 처음 만났음에도 왜 그렇게 싫은지 모르겠다. 우리말에 ‘주는 것 없이 미운 사람’이라는 말까지 있는 것으로 봐서 이러한 예는 사람들에게 있어 보편적인 현상이었던 것 같다.
사람을 판단하는 방법 중에는 ‘첫인상(印象)’도 있다. 첫인상은 사람이 특정한 사물이나 상황을 접함과 동시에 그 사람의 마음속에 새겨지는 어떠한 느낌을 말하는 것이다. 쉬운 말로 표현하자면 한마디로 ‘감(感)’이다. 첫인상은 ‘신언서판(身言書判)’ 이니 ‘관인법(觀人法)’이니 하는 것들에 비해 주관적이고 비논리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말인데 사람을 첫인상, 다시 말해 ‘감(感)’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무래도 위험천만한 일인 것 같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심리학 이론에 의하면 사람들은 대인관계에 있어 첫인상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사람이 사람을 판단할 때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판단보다는 동물적인 육감에 더 의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육감에 의존한 첫인상의 적중률(?)이 굉장히 높다는 점이다. 마치 족집게 관상쟁이가 족집게 관상을 보듯 대부분의 일반인들도 관상(첫인상)을 볼 줄 안다는 것이다.
첫인상에서 단박에 ‘호감형’ 또는 ‘비호감형’으로 판단이 서는 경우는 그 적중률이 굉장히 높다. 특히 첫인상이 ‘주는 것 없이 미운 사람’의 경우 가만 지켜보면 하는 짓마다 도통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다. 왜 이런 것일까? 애시 당초 관상공부를 한 적도, 설문지나 면접을 통해 그 사람에 대한 사전정보를 얻은 것도 아닌데, 어쩌면 이렇게도 족집게처럼 잘 맞출 수가 있는 것일까?
원진살(怨嗔殺)이 뭐지?
사주에는 ‘원진살(怨嗔殺)’이라는 것이 있다. 이름도 참 고약한 것이 글자 그대로 ‘원망하고 미워하고 성을 낸다는 살’이다. 사람 사이에 이 살이 끼면 서로 미워서 죽는다고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것 없이 미운 놈 또는 미운 년이 되는 셈이다. 이 원진살은 한 사주 내에 국한해서 보기도 하고, 두 개 이상의 사주를 놓고 서로 살펴보기도 한다.
우선 어떤 경우를 두고 원진살이라고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사주의 지지(地支)를 살펴 다음과 같은 조합이 성립되면 원진살이라고 한다.
▖자미(子未), 축오(丑午), 인유(寅酉), 묘신(卯申), 진해(辰亥), 사술(巳戌)
예를 들어 돼지띠(亥) 사람이 음력 3월(辰) 경에 태어나면 연·월이 ‘辰亥’ 원진살이 된다. 또 두 사람의 궁합을 보는데 한 사람은 돼지띠(亥), 다른 한 사람은 용띠(辰)라면 이 역시 ‘辰亥’ 원진살이 끼었다고 본다.
참고로 위 6개의 조합이 하필이면 왜 원진살이 되는가? 하는 의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들이 있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설이 ‘서로 간에 싫어하는 동물의 조합’인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자미(子未) |
쥐는 양의 배설물(또는 양의 뿔)을 싫어한다 |
축오(丑午) |
소는 마굿간에서 놀고 있는 말을 싫어한다 |
인유(寅酉) |
호랑이는 닭 울음소리가 사람을 깨우니 닭을 싫어한다 |
묘신(卯申) |
토끼는 시끄럽고 분주한 원숭이를 싫어한다 |
진해(辰亥) |
용은 자신과 같은 모양의 코를 지닌 돼지를 싫어한다 |
사술(巳戌) |
뱀은 개 짖는 소리가 자신의 숨구멍을 막으니 개를 싫어한다 |
이처럼 원진살은 상호 미워하는 동물의 조합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참고할 것은 원진살이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 즉 서로 상호간에 작용한다는 점이다. 뱀만 개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개 역시 자신의 짖는 소리를 싫어하는 뱀을 미워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진살의 작용력은 과연 어떠할까?
원진살의 작용력
원진살은 앞서 소개한 ‘괴강살·백호살·충살’ 등에 비하면 그 작용력은 솔직히 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원진살의 경우는 너무 광범위하게 적용하기 보다는 꼭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옳은 접근법이라 할 수 있다.
위에서 제시한 6개의 원진살을 가지고 일반인들도 쉽게 적용해볼 수 있는 원진살의 대표적 작용력 몇 가지를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사주에 원진살이 하나 이상 있으면 예의가 없고, 환란을 많이 만나며, 자식이 불효하고, 용모가 추하며, 목소리가 탁하고, 부끄러움을 모른다. 특히 여자의 경우는 남편 외의 남자와 정분을 추구하거나, 반대로 성에 무감각해 결혼을 해도 독신으로 사는 경우가 많다.
▖태어난 연·월에 원진살이 있으면 고부(姑婦)갈등과 함께 부모·형제운이 약하다.
▖태어난 일·시에 원진살이 있으면 배우자·자녀운이 약하다.
▖원진살이 있는 사주가 대운에서 다시 원진살을 만나면 그 화가 더욱 크다. 사회적으로는 관재구설에 시달리고, 건강 면에서는 신경정신과적 질환을 겪게 된다.
▖혼인 또는 동업의 상대와 궁합을 볼 때 원진살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이때는 궁합을 보고자하는 두 사주를 놓고 ‘연과 연, 월과 월, 일과 일, 시와 시’를 보는데 그 작용력은 강도는 ‘일>시>월>연’의 순이다.
예전에는 수십 가지의 살 중에서 원진살보다 더 나쁜 살은 없다고 할 만큼 이 살을 비중 있게 다룬 것이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타인에 대한 이유 없는 ‘불평·불만·시기·질투·원망’의 살이니 오죽했겠는가?
배우자·동업자 궁합을 볼 때 원진살만큼은 꼭 참고해야
앞서 살펴본 것처럼 원진살은 참 고약한 살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부부사이에 이 살이 끼어 있으면 단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잘된 일은 다 내 덕이오, 잘못된 일은 모조리 상대방 탓으로 몰아붙이기 때문이란다. 이런 사람과 부부 또는 동업자 관계로 엮인다면 이 보다 더 괴로운 일이 또 어디 있을까? 그래서 말인데 길을 취하고 흉을 피하는 것이 사주의 이로움이라면, 앞으로 중요한 사람과 인연을 맺을 때는 첫인상(육감)과 함께 원진살을 한 번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속는 셈치고 한번 테스트를 해보시라. 주는 것 없이 미운 사람의 경우 십중팔구는 서로 간에 원진살로 엮여있는 법이다. 이건 과학이라는 잣대로도 설명이 불가능하다. 오직 사주팔자만이 이 문제에 대한 설명이 가능할 뿐이다.
필자는 학문이라는 측면에서는 사주팔자를 아주 아주 무시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 내다버리지 못하는 까닭은 이런 몇 몇 기괴한(?) 현상들 때문이다.
아^^ 공자는 평생을 두고 괴력난신(怪力亂神)에 대해서는 말을 삼갔다고 하는데, 누구는 그 기괴한 현상의 유혹에서 빠져나오질 못하는 구나...
이상끝...
2015.01.10
송은석(사주칼럼니스트)
☎018-525-8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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