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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유리건판궁궐사진 12. 경희궁- 일제시대와 2000년대

회기로 2009. 7. 15. 21:47

유리건판궁궐사진 12. 경희궁- 일제시대와 2000년대

 

경희궁...

한 때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던,

일제에 의해 철저히 유린되었던,

말 그대로 풍비박산이 되었던,

이 곳이 다시  궁궐의 모습을 찾으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한 때가 있었다.

이곳을 일제는 그들의 식민정책을 상징하는  경성중학교를 세웠고

그리고 해방 이후에는 서울고등학교가 오랜 기간동안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었다.

한 동안은  현대그룹으로 넘어가 있었고

지금은 다시 경희궁과 서울 역사박물관으로 거듭나 있다.

 

일제의 침략과 내선일체화의 야망에 따라 서울의 궁궐들이 파헤쳐질 때

이 궁궐은 깡그리 멸실된 채 마치 능지처참을 당한 사형수의 육신처럼

이곳 저곳으로 찢기어 팽개쳐져 있었던 적이 있었다..

 

유리건판의 사진은 아직은 완전히 찢기어지지는 않았지만

마치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죄수의 마지막 시간처럼 그 육신이 힘을 다하여

숨을 할딱거리는 모습으로 남아 있다.

 궁궐의 본전인 숭정전은 퇴락된 채 찢기기 직전의 마지막모습이요,

월대는 온갖 잡초로 무성하여 과연 이곳이 한 나라의 궁궐이었던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의 폐허로 변해가고 있다.

 

뒤늦게나마 찾아 본 경희궁은 그나마 내 나라, 내 조국이 있기에

그리고 그 조국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뒤이기에

이런 정도로라도 복원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긍지를 새삼 가지게 된다.

영원히 지켜야 할 조국...

우리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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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화문(興化) 

 

경희궁의 정문인 흥화문은 경희궁의 정문이었으나 일제에 의해

침략의 원흉중의 하나인 이등박문(伊藤博文 : 이토오 히로부미 : 안중근의사에 의해 처단됨)의

사당인 박문사(博文寺)로 옮겨져서 해방을 맞았다.

이후 그 자리에 영빈관, 신라호텔이 들어서서 그 정문으로 사용되다가

1988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원래의 흥화문의 자리는 구세군회관 자리인 궁궐의 동남쪽 모퉁이었다고 한다.

 

 유리건판의 사진의 흥화문은 문 좌우에 담장을 거느린 어엿한 궁궐의 정문 모습을 하고 있다.

상투를 튼 노인이 한가로이 궁 앞에 앉아 있다.

 

현재의 흥화문 (직접 찍은 사진이 없어서 서울 역사박물관 홈페이지에서 빌려옴)

 

아래의 유리건판 사진은 박문사의 정문으로 옮겨진 흥화문이다.

이름도 경춘문으로 바꾸었다.

궁궐의 정문을 침략의 원흉의 사당 정문으로 쓸 정도로 일제는

우리나라와 민족을 우습게 보았던 것일까?

 

유리건판 사진에 보이는 경희궁의 정궁인  숭정전은 퇴락할 대로 퇴락한 모습이다.

일제의 조선 강점으로 인한 수탈이 경제적이요, 정치적인 것이었다면,

궁궐에 대한 훼손은 정신적이요, 문화적인 말살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슨 심정으로  유리건판 사진을 남겨 놓았는지는 모르지만

자신들의 만행의 증거를 고스란히 남겨 놓은 것이 오히려 영문을 모를 일이다.

 

2008년 9월 첫 주말,

경희궁은 '대장금'이라는 뮤지컬의 공연 준비에 항창 바빴다.

숭정전 앞 안 마당엔 관객석을 만들어 놓았고 월대도 뮤지컬의 무대로 쓰기 위해서 

목재로 확장해 놓았다.

나름대로 고궁에서의 문화행사라는 의미를 가지고 기획한 것 같으나

내 생각에는 옳은 일은 아닌 것 같다.

어쨌든 나의 임무는 이런 잘잘못을 따지는 일은 아니기에

유리건판 사진과 지금의 모습과를 비교하는 일에만 충실할 것이다.

 

아래의 두 장의 유리건판 사진을 보신 소감이 어떠한가?

이 사진을 보는 순간 나는 치솟아 오르는 분노와 함께

끓어 오르는 슬픔과 자괴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누가 이 궁궐에서 사람을 몰아내고  이렇게 잡초가 우거져

귀신이라도 나올 만한 흉가의 모습으로 바꾸어 놓았단 말인가?

이 모습이 어떻게 일국의 궁궐의 모습이란 말인가?

 

 

2008년 9월 6일 오후의 숭정전. 

 

 

유리건판의 숭정전 돌계단

 

9월 5일부터 시작한 뮤지컬 때문에 월대를 나무로 확장, 무대로 만들었다.

화강암을 새로 깎은 듯이 보이는 것들은 사실은 가설무대이다.

목재에 코팅을 한... 

 

 

나란히 놓인 검은 물체는  대형 스피커들이다.

 

 

 

숭정전의 천장 : 경희궁의 유리건판 사진은 몇 장 되지 않는다.

아마 궁궐의 규모가 작아서이기도 하지만 건물들이 이미 이곳 저곳으로

찢기어 나간 후라서 그런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2008년 9월 경희궁의 이모저모...

 

 

 

 

 

 

 

 

 

 

 

 

 

 

 

 

 

 

 

 

 

마지막 사진 ...

옛 건축물에 가면 어김없이 뚫려있는 창호지 문...

손가락은 이런 걸 뚫으라고 만들어 주신 것은 아닐텐데...

 

다음은 유리건판 궁궐사진 시리즈의 마지막...창경궁으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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