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 건국한 대조영 후손 영순(永順) 태씨(太氏) 마을 | ||
영순 태씨 마을은 경산의 진산이자, 남천의 발원지인 선의산(760m) 자락에 있다. 전형적인 배산임수형 농촌마을로 소나무가 많아 예전엔 송천(松川)으로 불렸다. 아늑한 풍경 속의 이 마을에서 후손들은 복숭아`감`포도 농사와 한우를 기르며 옛 선조들의 웅대한 기상을 늘 품고 살아오고 있다. 태씨의 발자취를 보면 고구려 장군이었던 대중상이 아들 대조영과 함께 고구려가 멸망한 지 28년 뒤인 696년에 동모산에서 고구려를 계승한 나라인 진국을 세운다. 대중상이 죽자 대조영은 2년 뒤에 나라 이름을 ‘발해’로 바꾼다. 발해는 229년 동안 15대 황제가 재위하며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한 대제국이었다. 926년에 거란족에 멸망하는데, 마지막 황제였던 대인선의 아들 대광현은 934년 수만명의 유민을 이끌고 고려로 망명했다. 삼국유사`고려사를 비롯한 여러 역사서와 사료가치가 있는 협계 태씨, 영순 태씨 족보 등에는 고려 태조 왕건이 망국의 세자로 망명한 대광현과 발해의 신하들에게 벼슬을 내리고 유민들을 고려와 한 뿌리로 여겨 후히 예우했다고 나와 있다.‘대씨(大氏)’가‘태씨(太氏)’로 바뀐 것은 고려 헌종 이후 활동했던 인물 가운데 대씨가 아닌, 태씨가 나타난 것으로 미뤄 고려 중기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태씨의 본관은 크게 협계(陜溪)와 영순으로 나뉘는데 협계 태씨는 현재 전북 임실과 옥구 등지에 살고 있고 정유재란 때 남원성 전투에서 왜군과 싸우다 대부분 순절해 후손이 많지 않다. 영순 태씨는 대중상의 31세손인 태순금 일족이 임진왜란 이후 문경 영순면에서 경산 남천면 송백리로 옮겨와 지금까지 살고 있다. 영순 태씨는 매년 춘분(3월 21일 무렵)이면 송백리 사당에서 춘계향사를 지낸다. 이 사당은 조선 중종 때 춘추관 편수관을 역임한 대중상의 29세손인 서암(西庵) 태두남(太斗南)의 위패와 가보(家譜)를 소장한 곳이다. 서암 선생은 청백리로 유명하고, 지금은 예천의 옥천서원에 배향돼 있다. 귀면와(鬼面瓦)와 연꽃무늬 기와 등 발해의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한 사당에서 이들은 한때 고구려의 옛 땅을 대부분 차지하고 북방을 호령했던 선조들의 기상을 기린다. 서당 뒤편의 쭉쭉 뻗은 대나무는 서암 선생의 올곧은 정신을 보는 듯 하다. 영순 태씨들은 대조영의 후손인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영순 태씨 44세손인 태충만(57) 이장은 “중국에 가면 태씨나 발해의 후손이 없다”며 “그 넓은 발해 땅을 다 잃어버렸다”고 통탄했다. 발해의 직계 후손으로서의 활동도 활발하다. 2005년 해군에 실전 배치된 대조영함과 자매결연을 했고, 발해 탐사대도 지원하고 있다. 해군의 초청으로 대조영함 명명식에도 참석했다. 또한 2년 전 인기 드라마였던 ‘대조영’(KBS1) 방영 때는 밭일을 하다가도 뛰어와 드라마를 봤으며, 도시에 나간 자식들에게도‘대조영’방영시간이 되면 꼭 보라고 매번 전화할 정도였다고. 발해사 연구를 위해 일본 NHK 방송이 이 마을을 찾아오는 등 발해의 옛 자취를 찾는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영순 태씨 족보는 다른 족보와 달리 발해의 기원, 발해 왕세 약사, 지리와 강역, 관제와 문물, 외교문서, 연표, 대씨가 태씨로 변한 사실 등 발해와 태씨의 역사를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학계에선 발해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될 뿐 아니라 중국의 동북공정을 무너뜨릴 중요한 사료로 평가하고 있다. 1970년대 부총리를 역임한 태완선(1988년 작고)씨와 1960년대 대구시장을 지낸 태종학(1997년 작고)씨가 문중 출신이고, 원로 탤런트 태현실(67)씨도 일가이다. | ||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작성일: 2009년 05월 07일 |
출처 : 나무이야기,꽃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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