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자료실

[스크랩] [한마당-문일] ‘화랑세기’도 돌려달라

회기로 2011. 3. 1. 15:10

[한마당-문일] ‘화랑세기’도 돌려달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한일 강제병합 100년 담화에서 "한반도에서 유래한 도서"를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일제 강점기에 반출된 문화재급 도서는 수를 알 수 없을 정도다.

 

한국해외전적조사연구회의 2001년 조사에 따르면 일본 궁내청 서릉부(書陵部)에만 639종 4678책이 소장돼 있고 그 뒤 5종 13책이 더 파악됐다. 조선왕실의궤가 반환도서의 대표로 거명된 것은 2006년부터 시민단체들이 반환을 요구한 품목이고 양도 81종 167책이나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의궤를 돌려받으면 우리는 만족할까. 그건 아니다. 담화도 '조선왕실의궤 등'이라고 해 더 많은 도서가 포함될 것임을 시사했다. 돌려주려면 몽땅 돌려주는 게 뒤끝이 없을 터다.

 

어쨌든 서릉부 수장고를 뒤져야 할 참에 왕실의궤보다 더 관심이 가는 건 신라시대 책 '화랑세기(花郞世記)'의 실재 및 반환 여부다. 김대문이 화랑 지도자인 풍월주(風月主)들의 전기를 서술한 이 책은 삼국사기에 이름과 문장 일부가 인용돼 있으나 실물은 전해지지 않는다. 1989년 그 필사본이라는 '화랑세기(花郞世紀)'가 출현했다.

 

박창화(1889∼1962)라는 사람이 서릉부 촉탁으로 근무하던 때(1934∼45) 발견하여 필사했다는 것인데 종이가 서릉부에서 사용하던 것과 같은 물건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기록된 신라 귀족사회의 분방한 풍습대로라면 신라의 사회사를 고쳐 써야 할 정도로 충격적이다.

 

화랑세기는 지난해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고현정이 연기한 '미실' 역의 강렬한 인상 때문에 실재감이 커졌다. 화랑세기에만 등장하는 미실은 병아리들을 몰고 다니는 암탉 같은 모습으로, 후대의 유교문화가 만든 순종형 여인상을 비웃는 듯했다.

 

경제사 전공인 이영훈 서울대 교수는 2003년 화랑세기의 노비는 주인이 생사여탈권을 쥔 관계가 아니라 단순한 주종 관계를 나타내는 개념임을 지적하고, "조선시대 이래 익숙한 천민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을 20세기에 누군가가 창작해 낼 수 없다"며 가짜설을 부정했다. 이에 대한 반론은 아직껏 나오지 않고 있다.

 

화랑세기에는 미실이 전장에 나가는 연인 사다함을 위해 지은 향가가 나오는데 향가 연구의 태동기였던 당시에 향가를 위작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화랑세기의 진위를 둘러싼 논란에 공식적 결론은 나올 것 같지 않다. 학계가 원래 보수적이고 국사학계는 더욱 그렇다. 일본 정부의 도서 반환으로 행여 화랑세기의 미스터리가 풀린다면 좋겠다.

출처 : 왕실과 황실의 역사▶역사지식Cafe
글쓴이 : 지 기ノ인 현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