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여행 21일 6. 쿠바 아바나 (Cuba, Havana) 1.신시가지, 혁명광장
쿠바.
피델 카스트로.
체 게바라.
이런 단어들은 냉전 시대를 살아왔던, 아니 지금도 긴장의 도가 더해가는
남북한의 사이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입에 담아서는 안되는 말들 중의 하나였다.
그것들에 대해서 허락된 말들은 그들에 대한 저주가 주를 이루었고
그들의 영구통치에 따라 도탄에 빠져있을 그 나라 백성에 대한 연민이었다.
그로 인해 영웅이 되었던 존 F. 케네디를 기억하게 만들고
어네스트 헤밍웨이를 기억하게 하는 곳...
옛날 형들이 불렀던 노래, 그리고 내가 고교생이 되었을 때 음악시간에 배웠던
가곡 라 팔로마(La Paloma)를 통해 알게 되었던 아바나.
사탕수수의 나라...
그 쿠바에 간다.
아바나,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거기를 내가 간다.
몇년 전 TV 다큐멘터리에서 본 것을 제외하고는 접할 길이 없었던 곳.
그곳에 내가 간다.
불과 하룻밤 자고 하루 낮 관광이라는 짧은 일정이지만
내가 쿠바에 가는 것이다.
쿠바행 비행기를 타고 가는 동안 잠깐 머리에 일었던 궁금증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가졌거나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텐데
과연 어떤 사람이 관광가이드를 할까 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말인 '궁즉통'은 여기에도 역시 적용된다.
북한에 유학했다가 귀국한 쿠바인들이 있는 것이다.
억양이 다르다고 우리 말이 아닌 것이 아니다.
95%만 말한다고 해서 우리 말이 아닌 것이 아니다.
저녁 무렵 아바나(Havana) 공항에 도착한 우리 일행에게
'안녕하세요, 어서오십시오'라고 첫 인사를 한 사람은
뜻밖에도 외국인이었다. 그것도 꽤나 유창한 우리 말로...
저녁 나절 조금 하고 하루종일 관광을 하는데 어떤 가이드보다 열심히,
한정된 시간내에 쿠바를 확실하게 각인을 시켜준 것은 쿠바인 가이드 호세였다.
그것도 쿠바에 대한 자랑을 표시 안나게 해가면서...
대한민국을 찾아온 외국인들에게 우리 가이드들은 얼마나 열심히,
제대로 우리 나라를 알리고 있을까?
50년 이상의 1당 독재와 소련과 동유럽 붕괴후의 경제적인 낙후는 이들의 삶을 팍팍하게 만든 것 같다.
길에 다니는 자동차들은 태반이 배기가스 규제하기 한참 전인 1950년대의 영화에서나 봄직한
앤틱 수준의 구닥다리차여서 그로부터 나오는 매연으로 인해 절로 손수건으로 입을 막게 하던 탁한 공기.
오랜 동안의 경제적 궁핍으로 중심가에서 조차도 제대로 집 수리를 못해 페인트가 벗겨지고
콩크리트가 떨어져 나가 퇴락의 흔적을 가림없이 보여주던 건물들...
그러나 그네들의 행복지수는 상당히 높다고 하니 아이러니다.
그리고 나중에 경험하게 되는 페루의 여러 호텔들 보다도,
아르헨티나 뒷골목의 호텔보다도 쿠바의 호텔은 훨씬 괜찮았으며
여행중의 식사도 제일 나은 축에 든 것은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사건이었다.
그 쿠바를 사진으로 본다.
신시가지 저택지구
가이드는 우선 신 시가지의 저택지구로 안내한다.
1959년 공산혁명이 성공하기 이전 부호들이 살던 지역이란다.
넓은 도로 양쪽으로 꽤 큰 저택들이 늘어서 있는데 건물에 깃발이 있는 것은 대개 외국 공관들이고
간판이 있는 것은 기업체, 아무 것도 없는 것은 주민들이 사는 집이라는데
공관이나 기업의 건물들은 제대로 단장되어 있는데 반해 주민들의 집들은 퇴락되어 있다.
혁명 후에 몰수하여 일반인들이 여러 가구가 공동으로 살게 했다는데 집을 수리한 흔적들이 거의 없다.
서울이 강북에서 강남으로 뻗어 나간 것처럼 아바나는 동쪽의 구시가지로부터 서쪽으로 신시가지가 뻗어 나간 셈인데
이곳 보다 더 서쪽은 정말 대저택들이 있다고 하나 그곳까지 가볼 필요는 없다는 가이드의 설명이다.
구시가지의 미라마르공원의 나무.
수령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사진 오른 쪽 끝의 우리 일행이나 자동차를 보면 나무 크기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공원에 있는 멕시코의 혁명가 에밀리아노 사파타 동상
아바나 시내에는 쿠바인 뿐 아니라 타국의 인물들의 동상도 많다.
맞은 편에는 인도의 간디 두상이 놓여 있었다.
벨기에 대사관
깃발이 걸린 곳은 모두 외국공관이라고 한다.
옛날 부호들의 저택들을 쓰고 있다.
아래 건물에는 간판이 붙어 있다. 기업체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옛날에는 그럴 듯한 저택이었을 것이나 일반 국민들의 공동주택으로 쓰이는 건물.
수리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탄 관광버스.
앞으로 보게 되겠지만 왼쪽의 빨간 차보다 훨씬 오래된 차들이
신형자동차들과 같이 거리를 누비고 있다.
신시가지를 출발, 혁명광장으로 가는 도중 버스에서 찍은 거리의 풍경...
역력한 궁핍의 흔적은 퇴락으로 남았다.
혁명광장.
혁명광장의 언덕에 우뚝 선 탑이 바로 쿠바 독립영웅 호세마르티(1853~1895) 기념탑이고
탑 앞에는 호세마르티의 대리석 조각상이 자리잡고 있다.
준공된 이 탑은 높이 109미터, 대리석상은 18미터 높이에 이른다고 한다.
쿠바의 독립을 기리기 위해서 원래 호세 마르티의 탄생 100주년인 1953년에 맞추어 건축하려고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1953년에 건축을 시작 1958년 공산 혁명 완료시점에 준공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원래 이름인 시민광장도 혁명광장으로 바뀌었다.
왼쭉의 건물이 국방부.
뒤로 돌아서면 왼쪽의 체게바라가 새겨진 건물이 내무부.
내무부 건물에는 현재의 권력자인 라울 카스트로의 집무실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오른 쪽 건물이 통신부 건물인데 카스트로의 집무실이 있었다고 한 것으로 기억된다.
전면 벽에는 쿠바 공산혁명의 또 다른 영웅인
카밀로스 시엔푸에고스(Camilos Cienfuegos 1932~1959)얼굴이 새겨져 있다.
나는 이 초상화들을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한다.
이 초상화가는 가히 천재라고 평을 해본다.
간단한 선 몇 개로 인물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낸 조각가.
그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전세계 어디를 다녀도 역사적으로 기려야할 인물들을
이렇게 훌륭하고 간결하게 묘사해낸 것을 보지 못할 것이다.
내무부 건물에 새겨진 체 게바라.
그가 했다는 말과 함께 새겨져 있다.
'승리여 영원하라!' 라든가...
통신부 건물의 이 초상을 대부분의 국내 블로거나 기자들은 피델 카스트로라고 하고 있으나
터무니 없는 말이다.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쿠바에서는 살아 있는 사람의 동상은 세우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카스트로의 동상은 어디엘 가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쿠바에 있던 하루 동안 카스트로의 동상 비슷한 것도 본 적이 없다.
같은 공산국가라고 해도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독재와는 전혀 다른 체제인 것이다.
아바나 시내의 일반 쿠바 시민들도 개인의 자유를 누리는 정도는 북한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이 초상의 주인공은 카밀로스 씨엔푸에고스이다.
공산혁명의 주도자중의 한 사람으로 쿠바 내에서는 체 게바라 못지않게 추앙받는 인물이라고 한다.
혁명광장에서 본 올드카 몇 대.
옛날 1950년대의 미국차들과 꼬꼬택시라고 불리는 장난감 같은 차,
그리고 현대자동차가 자리를 같이하고 있다.
아바나 구시가지로 계속됩니다.
다음 블로그 '옛정자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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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빌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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