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여행 21일 8. 쿠바 아바나 (Cuba, Havana) 3. 구시가지 : 유네스코 문화유산
서양의 도시들은 광장으로 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런던의 피카딜리나 파리의 콩코드와 같은 귀에 익은 광장은 물론이고
독일의 시골 구석의 조그만 도시도 어김없이 마크트플라자(시장광장)을 중심으로
생성되고 발전, 확장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스페인계의 중남미 도시들을 처음 경험하는 나는 가는 곳 마다
아르마스(Armas) 광장이라는 이름의 광장이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아바나가 그렇고, 페루의 리마가 그렇고, 쿠스코가 그렇고, 칠레의 산티아고가 그랬다.
스페인어를 모르는 나는 처음에는 독일의 경우처럼 시장 중심일 것이라고 생각되어서
아르마스가 시장인가 생각하다가 뭔가 이상해서 페루에서인가, 가이드에게 Armas의 뜻을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웬걸, 무기, 총기등을 가리킨단다.
이 글을 쓰면서 다시 인터넷 스페인어 사전을 찾아 보았더니
Plaza de Armas(아르마스광장)는 연병장, 열병장, 요새도시 등으로 되어 있다.
아하! 바로 이거로구나...
식민지의 정복과 통치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무력이 아니었던가.
아바나의 아르마스 광장과 붙어 있는 레알 푸에르자 요새-Castillo de la Royal Fuerza (Castle of Royal force)
'국왕의 군대의 요새'라는 뜻으로 보아 스페인 식민지 였던 시절 이곳은 스페인 국왕과 그의 군대의 위엄으로
식민통치를 가능하게 했던 현장이 아닌가.
지금도 줄 맞추어 전시된 대포가 위엄이 있거늘, 식민지 시대에는 그 위용이 어떠했을까.
그런데 스페인의 마드리드에도 아르마스 광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결국은 식민지든 본국이든 모든 통치는 무력의 바탕에서 나온다는 것을 실감하게된다.
21세기인 현재도 어떤 나라든 군 창건 기념일에는 광장에서 군사 퍼레이드를 하는 광경을 보게 되는데
현재의 권력자들도 역시 같은 생각들을 하는 것 같아서 씁쓸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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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마스 광장
아바나도 그 시작은 아르마스 광장으로부터라고 한다.
아르마스 광장으로 들어가면서 우리를 맞이한 것 두 가지.
첫째가 자동차들이다.
눈 앞에 보이는 다섯 대의 차 중에 두 대가 현대차요, 한 대가 이미 단종된 지 오래 된 티코이다.
아바나를 다니다 보면 1950년대 이전의 낡은 차을 제외하고는
현대,기아차와 옛날 대우의 티코가 엄청 많이 눈에 띈다.
그 다음에 우리를 맞이한 것은 다름아닌 쿠바의 아줌마들이다.
진하게 화장을 하고 머리에 꽃장식, 손에 꽃다발을 들고 있는 풍만한 몸매의 소유자들이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사진을 같이 찍고 수입을 올리는 아줌마들이다.
그리고 온통 체 게바라와 관련된 중고 도서들로 뒤덮인 노천 서점들...
사진을 찍는 동안 우리 일행중에서도 쿠바 아줌마 부대의 공략을 받은 팀이 있다.
엘 템플레테 - 그리스 신전의 축소판인 이곳에는 신대륙 발견자인 콜럼버스의 조각상이 있다.
1570년에서 1574년의 아르마스 광장의 모습.
돌로 포장된 광장은 군대의 열병이나 연병장으로만 쓰였을 법하다.
그러나 지금은 광장의 대부분 면적은 공원화되어 있다.
그리고 그 한 가운데에는 독립후 초대 대통령인 카를로스 마누엘 데 세스페데스의
하얀 대리석 동상이 푸르디 푸른 아바나의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다.
아래에 '조국의 아버지,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라고 새겨져 있다.
공산 혁명 후에도 과거 공화정 시절의 지도자들의 동상을 그냥 남겨 둔 것이 북한의 사정과 자꾸 비교가 된다.
살아 있는 자들이 당대에 남긴 자기의 동상들...
언젠가 모두 무너지고 사라질 것을...
공원에는 부겐빌레아 꽃이 한창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대부분의 부겐빌레아는 자주색에 가까운 짙은 붉은 색인데 반해서
이곳은 핑크에 가까운 색이다.
스페인의 쿠바 총독관저로 쓰였던 건물...
지금은 시립 박물관이다.
이 거구의 검은피부에 순백의 옷을 입은 여인은 마땅한 손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총독관저로 썼던 건물의 앞 도로는 특이하게도 벽돌 모양의 나무를 이어 만든 도로이다.
옛날 어느 총독의 부인이 돌로 포장된 도로와 마차 바퀴와의 마찰음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어서
특별히 고안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오비스포 거리 - 아르마스 광장에서 중앙광장으로 연결되는 길이다.
대성당으로 가는 길...
차량 출입 금지 시설을 실제 대포를 이용해서 만들어 놓았다.
전쟁 무기의 평화적 사용...
공룡을 희화한 특이한 간판...
벽면 전체를 인물화로 장식한 건물 - 아바나의 역사상 유력했던 인사들을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아래 사진의 오른 쪽 가운데가 대성당이다.
아바나 대성당.
산 크리스토발 성당으로도 불리는 아바나 대성당은 18세기 바로크 양식으로 건축되었다.
1748년 착공, 1777년 완공된 이 성당은 좌 우 첨탑이 비대칭으로 건축되어 비균형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광장 주위의 아름다운 건축물들...
18세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대성당 광장에서 점심 식사 장소인 플로리다 호텔로 이동하는 도중에
헤밍웨이의 흔적을 보게 된다.
좁은 길 어떤 집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헤밍웨이가 자주 들러서 그가 좋아한 캌테일 모히또를 즐겨 마셨다는 주점...
라 보데기타 델 메디오(La bodeguita del Medio)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안으로 들어가보려고 했으나 발 디딜 틈 없는 만원이다.
단체 관광객인 우리는 할 수 없이 사진 한 방 찍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다.
온 세상에서 온 사람들의 낙서가 벽면을 덮었다.
와, 저 위의 낙서는 누가, 어떻게 한 것일까?
그리고 이런 골목들을 거쳐서...
오래된, 지금은 이름도 기억에 가물가물한 대우차 Cielo...
그리고 드디어 금강산도 뒤로 물리는 식사 시간. 호텔 플로리다에 있는 식당이다.
입구의 조각...
오랜만에,
아니 현지식으로는 처음으로 뷔페가 아닌, 종업원이 가져다 주는 음식을 먹어보게 된다...
식사를 해결한 우리는 비헤야 광장으로 간다.
가는 도중 만나는 또 다른 헤밍웨이의 흔적...
오른 쪽 핑크색의 건물이다.
호텔 암보스 문도스...
헤밍웨이가 자주 묵었다는 511호...
남겨진 물건은 모두 헤밍웨이 기념관에만 있다는 말로 이 건물에는 올라가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골목들을 지나...
거리의 예술가를 뒤로 하고...
맛있는 커피 간판도 봐가면서
남미의 해방자 시몬 볼리바르의 동상도 보고...
아르마스광장에서 본 아줌마의 무거운 발길을 다시 만나고...
비에하 광장(Plaza Vieja)으로 들어선다.
역시 아름다운 건물들로 둘러싸인 곳이다.
그리고 골목에서 옛날 상 하수도 시설을 본다.
그리고 구 시가지의 마지막 관람 장소
성 프란시스코 광장에 이른다.
성 프란시스코라고 하면 좀 생소하게 들릴 지 모르나
San Francisco라고 쓰면 아하! 할 것이다.
바로 아시시의 성 프란시스, 성 프란시스코, 그 사람의 이름을 딴 교회이다.
그리고 성 프란시스코 여객 터미널과...
상업 거래소...
성 프란시스코 광장에서 바다를 봄으로써
우리의 아바나 구 시가지 관광은 끝이 났다.
마차를 타고 달려갈까...
그러나 우리의 여행 길은 마차와는 반대방향...
헤밍웨이 기념관으로 향한다...
헤밍웨이 기념관으로 계속됩니다...
p.s. 아바나 구시가지는 1982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습니다...
다음 블로그 '옛정자 그늘.'
http://blog.daum.net/oldpavilion
파빌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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