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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남미여행 21일 20. 나스카 지상화

회기로 2012. 9. 13. 21:38

 

중남미여행 21일 20. 나스카 지상화

 

고래, 삼각형, 부등변 삼각형, 우주인, 원숭이, 개,

벌새, 거미, 콘돌, 펠리컨, 앵무새, 나무, 손......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것들이 이웃하고 있는 곳.

그런데 그 이웃들을 땅에서는 아무리 찾으려해도 찾기 어려운 곳.

바로 나스카사막이다.

땅을 밟고서는 어떤 숨은 그림찾기보다 어려운 그림찾기...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넓게 본다고 했던가.

비행기라는 문명의 이기가 발명되지 않았더라면 영원히 모르고 지나쳤을 그림들이

이곳 나스카 사막의 평원에 널려 있다.

나스카라인이 세상에 알려진 것이 1939년의 일이었는데 비행기에 의한 일이었다.

나스카와 이웃 지역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지상화가 있지만 우리는 위에 나열된 열세 개의

지상화를 보기 위하여 조그만 비행기를 타는 날이다.

 

1970년대 초반 대학시절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당시의 지구의 수많은 미스테리에 관한 책들에

빠지지 않았던 것이 바로 나스카라인, 즉 나스카의 지상화였다.

언젠가 이곳에 와볼 수는 있을 것인가 했던 것이 실현이 되었으니 치첸이사, 마추픽추,이과수폭포와 더불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의미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던 곳이다.

1994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지정된 고대의 불가사의 중의 하나.

땅에 발을 붙이고 살던 사람들은 도저히 그릴 수 없을 것 같아 보여서

외계인이 그린 것이라는 둥,

선대의 문명인들이 그리고 사라졌다는 둥 여러가지의 가설들이 분분했던 나스카라인.

지금에 와서는 AD 400년에서 650년 사이에 이 지방에서 일어난 나스카 문명의 산물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

판아메리칸 고속도로 건설시 한 차례 파괴의 시련을 극복했던 나스카라인은

최근에는 사막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자연환경의 변화로 인해 파괴의 위험에 노출되어가는 모양이다.

 

 

새벽같이 서둘러서 식사를 마치고 이번 여행 중 최악의 호텔을 나선다.

누구는 모기에 형편없이 물렸다고 하고 누구는 에어콘이 안나와서, 샤워기가 시원찮아서,

모두 호텔에 대한 불만이 말이 아니다.

하긴 밤늦게 도착한 호텔에서 방 배정을 받고 방으로 갔는데 에어컨이 안나와서 말을 했더니

점검하러 온 종업원을 따라 호텔에서 키우는 커다란 개가 따라 들어와서 사람을 놀래키질 않나,

이 사막 지역에 호텔방은 웬 습기가 그리 많은지 타일인지 대리석인지로 된 방 바닥이

미끌거릴 정도이니 모두들 불만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세상에나, 이 더운 곳에 고장난 에어컨이 있는 방을 배정한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되는 일이다.

 

아침 식사도 이번 여행 중 가장 형편없다.

음식에 대한 타박은 거의 하지 않고 아무 것이나 잘 먹는 나이지만 먹을 것이 없다.

버스 타는 곳 까지 짐을 끌어다 갖다주는 보이 녀석은 트렁크 바퀴를

통로 바닥에 널린 개똥위에 굴려 버린다.

기겁을 해서 소리쳤지만 이미 늦었다.

그나마 우리 방엔 모기가 없었으니 모기밥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나에게는 얼마나 다행이었던지...

 

나스카비행장은 정말 작은 시골 비행장이지만  일반공항처럼 할 것은 다한다.

 

여권도 보여줘야 하고 간단한 짐검사도 한다. 액체류 기내 반입은 허용한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여행사도 여러 곳이다.

 

그런데 우리 일행이 제일 많다. 26명...

한 번에 기껏 많이 타야 승객 다섯 명 타는 비행기가 30분 정도 씩 비행한다고 보면 우리 일행만 해도

순 비행 시간으로 세 시간 가까이 걸리는데 우리 외에도 승객이 많으니 아침 일곱시 조금 지나 도착했음에도

오전 시간은 다 잡아 먹는다. 30분 비행기를 타고 네 시간을 기다려야 하니 시간 낭비도 엄청난 시간 낭비이다.

인원이 많으면 항공사를 분산하면 될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15명 내외의 소그룹으로 온 일본이나 서양 관광객들은 우리보다 늦게 왔어도 모두  먼저 타고 떠난다.

 

그 시간을 이용해서 밥벌이, 아니 빵벌이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마사지샵과

 

 간이 토산품 판매상들이다.

 

 

드디어 비행기 타는 순서가 되었다.

 

사진에 뒷모습이 보이는 친구가 기장이고 기장의 오른 쪽은 부기장이 탄다.

이 친구가 서툰 한국말로 가이드를 한다.

가이드라고 하니 거창한 안내를 하는 것 같지만 별 건 아니다.

지상화가 나올 때마다 '오른 쪽, 고래!, 오른 쪽 고래!' 하는 식으로 단 두마디를 반복하고나면

기장이 이번엔 반대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선회한다.

그러면 부기장이 이번엔 '왼 쪽 고래!, 왼 쪽 고래!'라고 외치면 한 그림이 끝난다.

 

그렇게 해서 찍은 고래 사진이다.

현지 가이드의 말로는 사진을 찍기보다는 그림을 열심히 찾아보고 머릿속에 담아가라는 거였다.

이제껏 사진 제대로 찍은 것 별로 못봤다는 것이다.

나는 이틀 전 줌이 고장난 카메라 때문에 애를 먹었다.

뻔히 그림을 보고도 줌을 조작하면 제멋대로 들락날락하는 바람에 몇 개의 지상화는 날려 버렸다.

찍은 사진도 그 와중에 줌을 고정시키느라 신통치 않은 사진들이 되고 말았다.

나스카 지상화를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중 하나로 생각했던 탓에 아쉬움이 많이 남은 날이 되고 말았다.

 

고래.

 

부등변 삼각형 중의 하나...

 

외계인...

 

벌새

 

 

거미

 

콘돌

 

 

앵무새

 

나무와 손.

아래 나무와 손 옆을 지나가는 도로가 팬아메리칸 고속도로이고 지상전망대가 서있는 것이 보인다.

 

이곳까지 가서 비용문제 때문에 지상전망대만 보고 돌아오는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이왕 이까지 가셨으면 비행기를 타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전망대에서는 나무와 손 밖에 볼 수 없다고 하기 때문이다.

 

총 13개의 그림에서 삼각형과 부등변 삼각형을 빼면 총 11개의 지상화중

8가지를 찍었는데 카메라의 고장이 너무 아쉽다.

고장만 아니면 줌을 당기고 밀고 하면서 다 찍을 수 있었을텐데...

원숭이, 개, 펠리칸은 못 찍었고 고래는 꼬리가 잘리고, 거미는 너무 흐릿하다.

빠뜨린 그림 때문에 저 먼 곳을  다시 갈 수도 없고...

너무 아쉬운 날이었다.

 

멀리 안데스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녹지를 만들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넓은 광야, 사막이다.

 

착륙하기 위해 방향을 잡으니 나스카 시가지가 저 앞에 보인다...

 

그리고 착륙함으로써 비행은 끝난다.

 

비행장 앞은 이런 황폐한 풍경이 시야 전체를 차지한다.

 

마사지 광고 간판이 있는 곳에 서양 아가씨가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우린 그늘만 찾아 다니는데... 

 

그리고 이곳이 현지인 마사지사의 일터이다...

 

오전 비행은 거의 끝나는 것 같다.

우리가 이용한 아에로파라카스 항공도 개점 휴업상태가 된다.

 

주차장엔 현대 스타렉스가 한 자리 차지하고 있다.

 

다 끝냈으니 이젠 점심 식사를 하고 리마까지의 긴 버스여행을 시작해야 한다.

총 여덟 시간이 걸린다니 모두들 지쳐하는 표정이다.

 

돌아오는 길의 풍경들이다.

이 사막지대의 도로가에 건축 재료상 같은  상점이 있다.

 알기 설기 짠 멍석 같은 것이 있는데 대충 눈치로 때려잡으면 바로 지붕이다.

비가 오지 않는 지역이니까 저런 엉성한 지붕도 제 역할을 하나보다.

 

바로 이런 식의 집들이 사막 가운데 도로가에 자리잡고 있다.

지붕위에 위에 본 것을 얹어 놓았다. 햇볕 차단용이다.

페인트로 쓴 KEIKO는 일본이민자 후손인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이라고 하는데

서민층으로부터 인기를 얻은 후지모리의 후광이 아직도 대단한 모양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사막을 뒤로 하고 리마로 돌아간다.

 

 

 

 

저녁 늦어 도착한 리마...

리마 도심의 밀리는 교통에도 예약된 한국식당에 가느라 차에서 꽤나 지루하게 보낸 셈이다. 

 

리마의 밤은 깊어가고 우리는 다시 리마 공항으로 간다.

페루를 떠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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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7일 새벽 리마에 도착해서 4월 13일 새벽 출발.

  페루에서의 6일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다음 행선지인 리오데자네이로(Rio de Janeiro) - 현지의 포르투갈 어 발음으로는 리우데자네이루인 모양이나

옛날에 배운 바대로 리오데 자네이로로 쓸 생각이다.-에서는 무엇이 우리를 기다릴 것인가...

 

계속합니다.

 

다음 블로그 '옛정자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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