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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남미여행 21일 29. 땅고(탱고)의 성지 보카지구.

회기로 2012. 9. 13. 21:45

중남미여행 21일 29. 땅고(탱고)의 성지 보카지구.

 

 

땅고.

우리가 탱고라고 알고 있는 그 춤을 최고의 가이드는 그렇게 발음했다.

그렇게 써야 맞을 일이지만 습관이란 참으로 무서운 존재다.

어려서부터 들어온 탱고라는 말을 하루 아침에 땅고라고 바꾸기에는

내 머리가 너무 굳어져 버린 것 같다.

탱고를 빼고 아르헨티나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탱고를 빼고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보카를 빼고 탱고를 말할 수 있을까?

언젠가 누군가가 쓴 여행기를 보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가면

꼭 보카에 가보리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허름한 빈민가였을 이곳 보카의 골목은

원색의 페인트를 뒤집어 쓴 허름한 집들로 가득하다.

어찌 보면 아이들의 유치한 그림 같기도 하고

집집이 그려놓은 벽화며 붙여놓은 조각이 3류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 곳은 성지이다.

전 세계 탱고의, 탱고춤의, 탱고 음악의 가장 성스러운 곳인 것이다.

탱고 춤과 음악은 전날 밤 탱고 극장에서 보았고

오늘 이곳에서 탱고의 발상(發祥)을 보는 것이다.

 

입, 출입구, 구명 등의 뜻을 가진 보카(La boca)는 원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부두였다고 한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이민을 온 사람들이 처음 정착하는 곳인데

부두나 공장에서 노동하며 살았던 그들이 고달팠던 삶을 달래기 위해 모여들어

춤과 노래를 즐긴 것이 발전하여 탱고가 되었고

그것이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춤과 음악으로 된 것이다.

 

버스를 내려준 곳이 바로 이 건물의 맞은 편 공터인데

바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2층 발코니에 세워놓은 조각들이다.

 

가운데가 에비타, 왼쪽이 한 때 이곳의 축구팀인 보카쥬니어스 소속이었던 마라도나,

그리고 오른 쪽은 카를로스 가르델(Carlos Gardel)이라는 국민탱고가수라고 한다.

 

 거리의 화랑들과 그 자체가 미술품들인 건물들이 줄지어 있는 카미니토 거리...

 

 

 

 

 

 

아바나 카미니토라도 적힌 건물의 2층은 축구공을 든 마라도나가 창밖을 보며 웃고 있고

 

거리의 댄서들은 돈을 받고 포즈를 취해주든지 즉석  댄스 파트너가 되어준다.

 

카미니토 거리의 끝은 옛 항구로 이어진다.

지금은 부두 같지 않은 부두...

이 곳의 노동자들이 바로 보카지구를 탱고의 성지로 만든 바로 그들이다. 

 

다시 뒤로 돌아서 카미니토거리로 들어선다.

 

 

 

 

카페의 앞은 조그만 스테이지가 있어서 손님들에게 탱고를 보여준다.

 

그리고 돈을 좀 내면 이렇게 탱고무용수와 춤을 출 수 있다.

 

 

 

 

 

 

 

 

 

 

 

 

 

원색으로 채색된 보카지구는 정열적인 탱고의 고장다웠다.

만일 이곳의 그림들이 밋밋했다면, 조각들이 대리석으로 된 고상한 것들이었다면,

그것들이 아무리 값비싼 재료로 만들어진 것이라도 탱고의 고향답지 않았을 것이다.

짧은 일정 때문에 오래 머무를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이젠 여기를 떠야할 시간이다.

부둣가에 세워진 이 건물이 무슨 용도인지는 모르지만

근로자들의 애환을 새긴 것이라고 나혼자 생각해본다.

 

그리고 버스에서 찍은 또 하나의 사진...

대형조선소에서나 볼 수 있는 골리앗 크레인 같은 구조물인데...

화물 운반용 교량이라고 한다.

보카의 운반용다리(Puente Transborador de La Boca)라는 이름의 이 다리는

1914년에 완성되어 1960년까지 사용된 것으로 이 다리를 통해 화물을 강의 반대쪽으로

운반하는 용도로 쓰연다고 한다.

지금은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곁에 새 운반교를 건설, 사용중이라고 한다.

(뒤에 보이는 붉은 색의 운반교가 그것이다.

 

조금 더 가다보면 운하처럼 길게 연결된 것이 마데로 항구(Puerto Madero)인데

대학가가 이 항구에 연하여 있다.

 

원래 아르헨티나의 중심항구였던 이곳은 운하 모양으로 되어 있어서

 선박의 대형화에 따라 쓸모가 없게 되어서 버려지다시피 했으나

재개발 계획에 의해 상업 관광 지구로 거듭나서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사진은 여인의 다리(Puente de Mujero)와 그 너머 보이는 건물들...

 

그리고 범선 한 척이 기념비처럼 정박해 있는 것이 보인다.

 

 

 

마데로 항을 지나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 대통령궁이 있는 5월광장...

불그스름한 빛을 띤 대통령궁,

 

성당 건물 같지 않고 그리스나 로마 신전같이 보이는 대성당...

 

  

그리고 주위의 여러 건물들은 유럽의 어떤 도시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떠날 시간이 다가온다.

오벨리스크를 뒤로 하고 간단한 저녁식사로 준비된 김밥을 차에 싣고 공항으로 향하게 된다.

 

김밥은 코리아타운에서 준비한다고 해서 잠깐 들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인타운...

교민들의 애환은 사진 두 장의 뒤에 숨어 있다. 

 

 

공항, 그리고 칠레로 간다.

산티아고, 발파라이소...

 

계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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