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강의]
【제18강】 사주팔자 뽑는 법-4 (시주)
글·송은석(사주 칼럼니스트)
청마의 해니 뭐니 하면서 그렇게나 부산을 떨었던 2014년 갑오년이 저물고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방법이 있다. 하지만 그 기본은 결국 저무는 한 해를 아쉬워하며 새로운 한 해를 계획하는 것일 게다.
필자와 같이 사주나부랭이에 관심이 있거나 또는 이를 업으로 삼는 이들은 지금이 성수기(?)이다. 연말연시 한두 달 열심히 벌어 일 년을 먹고 살아야하기 때문이다. 마치 강태공이 ‘물 반 고기 반’의 황금어장을 만난 듯 말이다.
한 해의 시작을 앞두고 이처럼 한 해의 운세를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사주를 믿느냐 마느냐의 문제와는 별개인 듯하다. 사주를 믿지 않은 사람들도 이 시기가 되면 어떠한 형태로든 한 두 번 쯤 직·간접으로 신년운세에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미래에 대한 희망과 두려움 때문이다.
사실 인간이 미래를 점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필자가 세상을 창조한 신 곧, 조물주였다고 해도 인간에게 그러한 능력은 절대로 주지 않았을 것 같다. 왜냐하면 ‘미래에 대한 예지력’이 곧 신과 인간의 경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떠한 경우에도 신은 인간에게 미래를 점칠 수 있는 능력은 허락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주명리학을 비롯한 수많은 ‘미래 예측술’이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성행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각설하고,
오늘은 사주(四柱)의 마지막 기둥, ‘시주(時柱)’ 뽑는 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시주는 태어난 시에 해당하는 간지를 말한다. 이 시주를 뽑는 일은 연주나 월주 뽑는 일에 비하면 일주 뽑는 일만큼이나 쉽고 간단하다. 머리 쓸 일도 없다. 그냥 만세력에 부록으로 등재되어 있는 ‘시(時) 조견표(早見表)’를 참고하면 된다. 얼마나 간단한 작업인지 이번에도 필자의 생년월일을 예로 들어 시주를 한번 뽑아보기로 하자.
‘1970년 7월 7일(양), 1970년 6월 4일(음) 오전 9-11시’
<시 조견표>
|
甲己日 |
乙庚日 |
丙辛日 |
丁壬日 |
戊癸日 | |
子 |
23시-01시 |
甲子 |
丙子 |
戊子 |
庚子 |
壬子 |
丑 |
01시-03시 |
乙丑 |
丁丑 |
己丑 |
辛丑 |
癸丑 |
寅 |
03시-05시 |
丙寅 |
戊寅 |
庚寅 |
壬寅 |
甲寅 |
卯 |
05시-07시 |
丁卯 |
己卯 |
辛卯 |
癸卯 |
乙卯 |
辰 |
07시-09시 |
戊辰 |
庚辰 |
壬辰 |
甲辰 |
丙辰 |
巳 |
09시-11시 |
己巳 |
辛巳 |
癸巳 |
乙巳 |
丁巳 |
午 |
11시-13시 |
庚午 |
壬午 |
甲午 |
丙午 |
戊午 |
未 |
13시-15시 |
辛未 |
癸未 |
乙未 |
丁未 |
己未 |
申 |
15시-17시 |
壬申 |
甲申 |
丙申 |
戊申 |
庚申 |
酉 |
17시-19시 |
癸酉 |
乙酉 |
丁酉 |
己酉 |
辛酉 |
戌 |
19시-21시 |
甲戌 |
丙戌 |
戊戌 |
庚戌 |
壬戌 |
亥 |
21시-23시 |
乙亥 |
丁亥 |
己亥 |
辛亥 |
癸亥 |
우선 필자의 생시(生時)를 한번 보자. 오전 9시-11시 사이쯤이다. 이를 조견표에서 찾으면 ‘사시(巳時)· 09시-11시’에 해당한다. 다음 과정은 앞서 뽑아 놓은 연·월·일주 중 일주의 천간을 참고하면 된다.
필자의 경우 일주는 ‘무자(戊子)’이다. 따라서 조견표의 상단 일간에서 ‘戊’자를 찾으면 된다. ‘무계일(戊癸日)’이 그것이다. 이것으로써 시주 뽑는 일은 끝이 난다. ‘무계일’과 ‘사시’가 서로 수직으로 만나는 칸에 적혀 있는 간지 ‘정사’가 바로 필자의 시주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간단해 보이는 시주 뽑는 법에도 약간의 애로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시를 어떻게 적용하는가?’ 하는 것이다.
▖자시가 왜 문제인가?
자시가 문제가 되는 것은 현대적 시간개념과 전통적인 시간개념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24시간의 현대적 시간개념에서는 하루의 시작은 매일 00시이다. 반면 12시간의 전통적 시간개념에서는 하루의 시작을 매일의 자시(子時·23시-01시)본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다.
그런데 자시를 가만히 살펴보면 하루의 끝자락과 또 다른 하루의 시작이 함께 물려있다. 이것이 바로 문제라는 것이다. 전통적인 시간개념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자시였는데, 00시를 기준으로 날짜가 바뀐다는 현대적 시간개념이 개입하면서 골치 아픈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마침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이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이다. 이브에서 크리스마스로 넘어가는 오늘 밤 11시부터 내일 01시가 자시이다. 그렇다면 이 자시는 크리스마스 이브 날의 자시일까? 아님 크리스마스 날의 자시일까? 결론은 둘 다 맞을 수도 둘 다 틀릴 수도 있다. 이처럼 애매한 상황에서 자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에는 몇 가지 방법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 두 가지만 알아보자.
▖자시는 두 종류가 있다: ‘야자시(夜子時)·조자시(朝子時)’
야자시는 말 그대로 ‘밤의 자시’를 말한다. 반면 조자시는 ‘아침 조’자를 썼으니 당연 ‘아침의 자시’이다. 이는 날짜가 바뀌는 0시를 기준으로 자시를 둘로 나눈 것이다. 23시부터 24시까지는 그날 밤의 자시인 야자시로 보고, 0시부터 01시까지는 다음날 새벽의 자시 즉, 조자시로 본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럴싸해 보이는 이 논리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다. 예를 들어 야자시를 적용하면 이브날 새벽인 00시 30분에 태어난 사주와 이브날 밤인 23시 30분에 태어난 사주가 같아진다는 점이다. 무려 생시가 23시간이나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시주가 같다니 뭔가 말이 잘 안 된다.
생일 |
생시 |
일주 |
시주 |
24일 기사일 |
00시 30분 생 |
기사 |
갑자 |
24일 기사일 |
23시 30분 생 |
기사 |
갑자 |
▖자시는 한 가지 뿐이다: 자시는 하루의 시작
이러한 ‘야자시·조자시’라는 개념은 옛날에는 존재하지 않은 개념이었다. 왜냐하면 자신의 생시를 그냥 자시로만 알고 있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요즘의 시간개념으로 말해 23시-01시까지의 2시간 동안을 자시라고 하고, 동시에 하루의 시작점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00시에 날짜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23시부터 이미 날짜가 바뀐다는 것이다. 이브날 밤 23시 지나 24시(01시) 정각에 크리스마스 날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브날 밤 23시부터 이미 크리스마스 날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일 |
시 |
일주 |
시주 |
24일 기사일 |
23시30분생 |
24일 기사일이 아니라 25일 경오일 |
병자 |
25일 경오일 |
0시 30분생 |
경오 |
병자 |
이처럼 자시를 적용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의 방법이 있다. 물론 이 외에도 일주는 그대로 두고 시주만 다음 날의 자시를 적용하는 등의 방법도 있다. 어느 것을 사용하느냐는 사주쟁이 마음이다. 참고로 필자의 경우는 후자, 즉 ‘하루의 시작은 자시’라는 쪽을 선호한다. 왜냐하면 이 논리가 점·직선적인 사고가 아닌 공간·원형의 사고를 지향하는 우리 동양사상의 여타 논리들과도 잘 부합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한두 가지만 더 언급하고 오늘 강의를 마무리 짓도록 하자. 시간이 바뀌는 정시(定時·正時)를 언제로 하느냐하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 전통적 시간개념의 12시간은 다음과 같다.
子 |
丑 |
寅 |
卯 |
辰 |
巳 |
午 |
未 |
申 |
酉 |
戌 |
亥 |
23-01 |
01-03 |
03-05 |
05-07 |
07-09 |
09-11 |
11-13 |
13-15 |
15-17 |
17-19 |
19-21 |
21-23 |
그런데 요즘은 동경시(東京時) 기준을 운운하면서 위 시각에 ‘+30분’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자시를 ‘23시 30분-01시 30분’, 축시를 ‘01시 30분-03시 30분’, 인시를 ‘03시 30분-05시 30분’ 하는 식이다. 어떤 경우는 ‘+20분’을 하는 예도 있다. 이러한 주장들은 다 나름의 근거가 있다. 그래서 말인데 다양성을 인정하는 차원에서도 서로의 논리를 상호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 여하튼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는 개인의 자유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만약 홀수시각 정시에 태어난 경우는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예를 들어 01시 정각에 태어났다면 자시일까?·축시일까? 이때는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대개의 동양사상의 논법이 그러하듯이 칼로 무 베듯 똑 부러지는 경계선을 찾는 것은 별로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뭔가 엉성해 보이지만 어느 정도는 빈틈을 인정할 줄 아는 것이 우리네 동양사상의 특장점이다. 썰물이 끝나고 밀물이 밀려드는 시간. 이 시간대를 우리가 밀물 때라고 하듯 ‘+10분, -10분’ 정도는 설렁 설렁 좀 엉성하게 접근하는 편이 낫다.
한편 시주를 뽑는 데는 ‘썸머타임’의 적용문제도 있다. 이는 한 때 우리나라에서 실시한 적이 있는 썸머타임제를 고려해, 이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의 경우는 시주를 뽑을 때 썸머타임제 적용 이전의 본래 시간을 적용해야한다는 논리이다. 참고로 썸머타임 적용 시기는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자세하게 나타난다.
오늘은 이렇게 시주를 뽑는 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자시 적용법’처럼 다소 난해한 부분도 있었지만 여하튼 연주·월주에 비해 쉽고 간단하다. 시주 뽑는 법을 다시 한 번 요약해보고 오늘 강의를 마치고자 한다.
▖시주 뽑는 법
①만세력의 부록편에 등재된 「시조견표」에서 해당 일간과 시간을 찾는다.
②조견표에서 해당 일간과 시간이 수직으로 만나는 칸의 간지가 시주이다.
이상끝...
2014.12.25
송은석(사주칼럼니스트)
☎018-525-8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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